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

최근 임대인들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전세가격은 하락하였고 이마저도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전세보증이 있어 보증금을 어렵게 내줬다 하더라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연 12%의 높은 이자에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경매의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전 정부 초기부터 다주택자들과 법인 임대사업자들을 주택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몰았다. 그리고 세입자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임대차 3법과 더불어 세입자들의 전세자금 대출을 강화하는 등 임대 시장 안정을 위해 많은 대책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임대인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은 저금리 시절에 세입자들게 하나의 대안이 되었다. 하지만 전세 대출은 전세가 상승을 부추겼고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 많은 세입자들이 저금리 기조에 전세로 갈아타거나 전세가격 상승분을 대출로 충당했다. 시장의 상승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조정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시장은 많은 문제를 내놓고 있다.

최근 필자에게 상담한 분은 ‘지난해 연말 갱신 청구권을 통해 계약을 연장했는데 금액이 차이가 없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몇 달 지난 후 묵지적 계약이니 3개월 후에 나가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당장 세입자들 구할 수도 없고 현재 전세금액이 너무 떨어져 전세를 구해도 돈을 내 주기가 쉽지가 않다’ 라고 하며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세입자는 HUG를 통해 전세금을 받아 가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현 임대인은 HUG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임대인 동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감정싸움이 격해져 있는 상황이다. 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져 있는 상황인데 참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대구의 주택보급률은 104% 전후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고 자가 보급률은 60%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같이 임대시장에서 공공의 역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와 법인이 임대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일부 갭투자를 통한 투기적 수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투기적 수요는 아니다. 살림에 보태기 위해 임대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 조차도 투기적 수요로 몰아 부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투기꾼을 잡는 것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않을 것이다.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선한 정책이라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임대시장에서 공공의 역할이 민간의 역할보다 작은 우리나라에서 임대인을 위한 배려가 없다면 과연 임대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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