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부부한의원(안동) 원장
김봉현 부부한의원(안동) 원장

초·중학교 시절 길안에서 안동으로 가는 길목인 금소리를 지날 때마다 이상한 의구심이 들었다.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위험한 식물들이 밭에서 재배되는 풍경을 많이 봤다. 당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마초를 취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큰 문제 없이 지역주민들의 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의대에서 본초학이라는 학문을 배우며 대마의 씨앗이 한약재로 쓰인다는 것에 반갑기도 했고, 이때부터 대마의 효능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의서에 의하면 대마라는 식물이 사람에게 중독성이 있는 위험한 식물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 대마를 활용해 옷을 만들고, 집을 지을 때 재료로 사용했다. 변비 치료는 물론 각종 통증 치료에도 활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씨앗을 대마인이라 하여 장위에 열이 몰린 것을 치료하여 대소변을 통하게 한다. 짜낸 즙으로 죽을 쑤어 복용하면 맛이 달고 독이 없어 허로를 보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하며 풍기를 솎아낸다고 했다.

뿌리는 마근이라 하여 타박상으로 어혈이 생겨 심한 통증이 나타날 때, 꽃가루는 마분 또는 마발이라 하며 이것은 유독하다고 했다. 많이 먹게 되면 헛것이 보이거나 미쳐 날뛰게 된다고 하여 경계했다.

근래에는 이러한 대마의 중요한 성분을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와 CBD(카나비다이를)로 분석했다. THC는 대마의 마약 성분으로 향정신성 효과를 나타내는 데 관여한다. THC가 높은 농도로 함유된 대마의 경우 주로 약용 마리화나로 사용된다. 척추나 관절질환, 다발성 경화증이나 암 치료에 따른 부작용 완화의 목적으로 주로 사용된다.

CBD의 경우 대부분의 대마에서 식용성분으로 여겨지는데, 건강상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CBD가 높은 대마는 화장품, 음식, 건강보조제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불안, 우울, 통증, 경련 등 증상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간질 발작이나 틱, 안면 신경경련, 류마티스 관절염, 근이긴장증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대마 씨에서 추출한 기름은 열량이 높고, 오메가3, 오메가 6 지방산,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고 있는 대마초의 경우 대부분 대마 농작물의 꽃봉오리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대부분 THC와 CBD 등 여러 가지 화학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마약 성분이 없는 산업용 대마의 씨를 사용한 식품을 가공 및 판매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 산업용 대마의 씨는 영양분이 풍부하고 건강에 이로운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대마 씨 기름이나 대마 씨 단백질 가루 등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들의 경우 오남용이 되었을 때 문제가 되고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 대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마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분 즉 CBD성분을 잘 활용하여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신약의 형태로 개발하여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지역산업 육성에 활력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

THC 성분에 대한 오남용의 사례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한다면 앞으로 대마의 집산지인 안동지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거니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