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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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날씨 좋으니까 놀아요.
비 오니까 놀아요.
(눈 오면 말 안 해도 논다.)
쌤 멋지게 보이니까 놀아요.
저번 시간에 공부 많이 했으니까 놀아요.
기분 우울하니까 놀아요.
에이, 그냥 놀아요.

나는 놀아요 선생님이다.

[감상] 전국에서 교사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슬픔으로 마음이 무겁고 분노로 머리가 뜨겁다. 책장에서 남호섭 시인의 동시집 『놀아요 선생님』(창비, 2007)을 꺼내 다시 읽는다. 당시 간디학교의 교사로 일하면서 시인은 다음과 같은 머리말을 썼다. “교사로 살다가 힘겨울 때, 나는 시인이지 하면서 얼른 시 뒤로 숨었다. 시인으로 살다가 부끄러울 때, 그래 나는 교사지 하면서 학생들 뒤로 숨었다. (중략) 그러다 교사와 시인이 내 삶에서 덜컥 하나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 내가 나를 피해 달아나지 않아도 되는 행복이 찾아왔다. ‘간디학교’에서였다.” 2023년의 우리 선생님들은 어디로도 숨을 때가 없다. 아동학대 신고가 남발되고 갑질과 악성 민원이 총알처럼 빗발친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결코 놀 수가 없다. 행복한 학교, 즐거운 교실,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그날이 올까.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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