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중소형 서점 지원체계 정비
우선 구입 의무화·책값 반환 사업
특색 업체 발굴 '책 지도' 제작도

동네서점 자료사진.경북일보DB
경북도가 도내 지역서점을 단순한 책방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에 도움을 주기 위한 지원정책을 추진한다. 사라져 가는 동네 서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사용의 보편화와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매체 유행으로 전반적인 도서 수요 감소와 함께 대형서점의 성장 및 온라인 시장 확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의 중소형 서점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지역서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도 내 서점은 160개로 서울(492), 경기(438), 부산(198)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나 서점이 하나뿐인 지역이 3곳(고령, 성주, 영양), 서점이 하나도 없는 지역 또한 3곳(청송, 봉화, 울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북도는 독서문화 조성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 서점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서점이 단순히 책만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북콘서트와 음악회 개최 등을 통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서점에 대한 지원 체계를 정비한다. 지역서점 활성화 사업의 근거가 되는 조례를 정비해 지역서점의 요건을 마련하고, 도지사가 교육감과 협력해 학교나 공공도서관 등에서 도서 구매 시 지역서점 이용을 우선토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또 160개 지역서점의 실태를 조사하여 특색있는 서점을 발굴하고 경북의 책 지도를 제작해 도민과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영세한 지역서점의 직접적인 매출 증가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경북도서관 및 시군 공공도서관 등과 연계해 도서 구입 시 지역서점에서 우선 구입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지역서점에서 구입한 도서를 읽고 공공도서관에 반납하면 책값의 일부 금액을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책값 돌려주기’사업도 실시한다. 반납받은 책은 학교, 아동복지시설, 공공기관 등에 기증한다.

지역 서점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서점의 노후한 간판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서점이 없는 지역에는 관내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주민 사랑방으로 조성해 독서모임 등 주민 주체형 문화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서점 종사자 및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 창업 및 정보화 교육 등을 실시해 동네서점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서점을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해 서점의 문화적 기능을 확충한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서점을 선정해 경북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북가락 문화 아카데미, 독서문화프로그램 등을 지역서점에서 개최해 독서 코칭과 소통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또 지역음악가와 웹툰 작가를 섭외해 공연 및 특강을 지원하고, 지역서점 활성화와 더불어 문화콘텐츠 향유 기회도 제공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책 살 돈이 넉넉지 않던 학창 시절 누구나 동네서점에서 신간 도서를 읽거나 참고서를 본 향수가 있듯이 지역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며“앞으로 지역서점을 도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지역서점의 경쟁력을 높이고 도민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김창원 기자 kcw@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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