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쉬고, 간직하다 입체표지.
박물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도 유리 진열대에 가지런히 모셔놓은 우리 문화유산일 것이다.

아울러 이런 전시 유물들이 자아내는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도 덩달아 떠오른다. 여기에서 박물관에 관한 생각을 멈춘다면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박물관, 그 숨겨진 이야기 속으로-보고, 쉬고, 간직하다’(이현주, 아트레이크)는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과는 다소 다른 이미지와 분위기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숨어 있는 보물들을 하나하나 캐내어 보여 준다.

학예사들의 고심과 정성이 녹아든 전시 유물은 물론, 도심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석조물 정원과 거울 못, 청자정 등 산책하기 좋은 공간, 박물관의 안팎을 가꾸고 돌보는 사람들, 전국 곳곳에 자리한 국립박물관에 관한 이야기까지,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조곤조곤한 문장으로 섬세하게 풀어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33년을 함께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글과 사진을 따라 저자의 애정 어린 안내를 받다 보면, 당장이라도 박물관 나들이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지은이 이현주 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은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 1990년 ‘박물관신문’ 담당자로 입사해 33년째 일하고 있다.

저자는 “박물관 입사 후 박물관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 홍보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PR 입문자, 전문가 과정을 공부했고,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홍보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박사과정 중에 박물관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최초의 정규직으로 합격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을 구석구석, 제일 많이 다닌 사람 중 한 명이다. 박물관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을 보면 절로 신이 나는 ‘박물관 사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했기에 ‘외규장각 의궤 반환’과 ‘고 이건희 기증 유물’ 같은 뜻깊은 일들을 보았다. 많은 좋은 전시들은 홍보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 선물 같은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박물관신문에 3년 동안 ‘박물관 풍경’을 찍어 사진과 작은 글을 게재(2014.5~2017.12)했고 매일 아침 SNS에 글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사진전도 하고 포토에세이 ‘빛 내리다-박물관의 빛, 꽃, 바람 색’(2018)도 출간했다.

한 일간지에 박물관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2021.8~2023.6.27) 칼럼을 연재했다. 그 글들을 엮어 책으로 선보인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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