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억울한 판정에 분노…KFA에 공식 이의 제기
제카 선제골, 경합 과정에서 파울성 행동 없어
김인성, PA선상서 팔꿈치 가격에도 파울 안돼

지난 9월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울산간 하나원큐 K리그1 전반 31분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반칙으로 골 무효가 선언되자 어이없다는 듯 황당한 모습으로 주심을 바라보는 제카.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정규라운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심판 판정에 대한 오심 또는 편파 판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시즌 막판만 되면 특정팀에 대한 유리한 판정 사례들이 잇따르는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어 프로축구 K리그1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달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울산현대간 K리그1 32라운드 경기.

이날 경기에 앞서 승점 65점의 선두 울산과 승점 57점의 2위 포항간의 승점차는 8점.

이날 포항이 울산을 잡을 경우 승점 5점 차로 좁혀져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파이널라운드 5경기 등 남은 6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경기에 나선 양팀은 그야말로 만원 관중 앞에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특히 포항은 경기 시작부터 전방 압박을 강화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온 뒤 90분 내내 울산 골문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포항은 이날 12개의 슈팅 중 9개가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울산 골키퍼 조현우의 신들린 듯한 선방쇼와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울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여기에 전반 31분 제카가 어려운 가운데 울산 골문을 열었지만 VAR심판의 이해하기 힘든 파울 판정에 대해 주심은 아예 그라운드 VAR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파울을 선언하면서 선제골을 잃었다.

이 상황을 살펴보면 울산 왼쪽에서 신광훈이 문전으로 크로스 하자 울산 수비수 임종은과 포항 공격수 제카가 경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제카가 팔꿈치로 임종은을 밀쳤다는 이유로 반칙을 선언, 득점 무효가 됐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제카의 팔꿈치가 자신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임종은은 볼을 터치하지 못한 채 넘어지자 제카가 슛으로 날린 것으로 확인돼 반칙성 플레이가 없었다.

무엇보다 통상 VAR심판의 판정이 애매할 경우 주심이 직접 그라운드 내 VAR을 확인한 뒤 판정을 내리지만 이날 주심은 그대로 VAR 판정을 인용해 득점무효를 선언했다.

이해하기 힘든 이 판정에 대해 제카는 주심에게 강력하게 어필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심의 오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전반 40분 한찬희가 포항 하프라인 부근서 울산 진영으로 쇄도하는 김인성을 향해 길게 올려준 볼을 잡아 울산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돌파하는 순간 울산 수비수 이명재가 팔꿈치로 김인성의 어깨 부근을 밀어 넘어졌지만 아예 파울조차 불지 않았다.

이 상황이 페널티박스 선상에서 발생했기에 페널티킥이 선언됐어야 했다.

이에 앞서 36분 울산 중원에서 김승대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볼을 밀어준 상황에서 포항 백성동이 울산 김태환의 발에 걸려 넘어진 상황 역시 VAR조차 하지 않은 채 넘어갔다.

결국 포항은 두 차례의 이해하기 힘든 주심 판정에 의해 2골 이상 잃어버리면서 승리할 기회를 빼앗겼다.

포항 축구팬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잇따르자 ‘골을 도둑 맞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기동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난 뒤 주심과 대화를 나누던 데’라는 질문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질문하는 사람도 이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못하는 걸 알고 있을 것이고, 모두가 같은 걸 봤을 것”이라며 “다음부터 우리 팀 잘 봐줬으면 한다는 마음”이라고 판정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주심의 오심은 득점 상황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후반 37분 포항 수비와 공격의 핵심인 완델손이 울산 이청용과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이청용의 팔꿈치에 가격당해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지만, 아예 휘슬조차 불지 않았다.

완델손은 경기 후 진료 결과 턱관절 2곳이 골절돼 최대 전치 8주 진단을 받으면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K리그1 6경기와 FA컵 4강전 및 AFC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앞두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주심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으면서 편파판정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편 포항스틸러스는 1일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이들 상황에 대해 오심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지만 이미 경기가 끝난 상황이어서 오심판정이 나오더라도 이청용에 대한 사후징계 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어 이래저래 억울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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