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인프라 확충·지원 확대

맨발 걷기 자료사진.경북일보DB
맨발걷기 열풍에 발맞춰 경북·대구지역 ‘맨발걷기 길’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 해도근린공원, 경주 황성공원,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자 지자체들은 맨발걷기 인프라를 확충하며 각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걷기대회를 여는 등 맨발걷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거나 조례를 제정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맨발 걷기를 장려·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맨발걷기 조례 제정

경북도의회 김대일 의원은 ‘경상북도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20일 제34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경북도 내 자연공원과 도시공원 등에 맨발걷기를 쾌적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보행로와 그에 부수되는 시설의 확충 및 설치 지원으로, 맨발걷기 활성화를 통한 경북도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제안됐다.

김대일 의원은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끼면서 걷는 맨발걷기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효능이 있는 맨발걷기도 위험물에 의한 부상의 위험이 있는 만큼 쾌적하고 안전한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조성 및 확충되고 부수되는 시설 또한 함께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회도 ‘맨발 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태손 시의원(달서구4)이 최근 대표 발의한 이 조례는 맨발 걷기 활성화를 위한 지원계획 수립·시행 및 맨발 산책 등 맨발 걷기에 필요한 시설의 조성·관리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시의원은 “맨발 산책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번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며 “조례 제정으로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맨발 걷기를 생활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항시의회에서도 지난달 ‘포항시 맨발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했다.

제207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안병국 의원(중앙·양학·죽도동)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맨발걷기 활성화 및 맨발걷기 편한 환경조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포항시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안병국 의원은 “앞으로 포항시민들이 일상 속 가까운 곳에서 맨발로 흙길을 밟으며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찾고 질병 예방 및 면역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 달성군의회, 수성구의회, 북구의회 등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 중 11개 시·군에서 맨발걷기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고, 6개 시·군에서는 입법예고 중으로 맨발걷기 열풍에 관련 조례 제정이 잇따르고 있다.

△포항·경주 곳곳 ‘맨발 걷기’ 명소로 거듭

경북도 내 맨발 걷기 명소도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포항시는 2020년부터 꾸준히 맨발 걷기 좋은 길인 ‘맨발로 30선’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맨발로 30선은 송도솔밭, 해도 도시숲, 인덕산 자연마당, 흥해 북천수와 같은 도시숲과 흥해 용한리 해변, 형산강 둔치, 조박지 둘레길 등 수변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포항시는 전국 최초로 아파트와 도로변 사이 시설 녹지대도 ‘맨발로’로 재조성해 인근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옆 맨발로는 동호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유튜브에 소개되기도 했다. 포항시는 맨발 걷기와 걷기 좋은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맨발로 BI(브랜드 정체성)’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도 했다.

경주 황성공원도 ‘맨발 걷기’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경주시가 급증하는 이용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맨발 걷기길 구간을 늘린 것.

시에 따르면 황성공원에 폭 1.5m, 길이 445m 황톳길을 추가로 조성해 황성공원 맨발 걷기길은 길이 765m로 늘어나게 됐다.

맨발 걷기길이 길어지자 시민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특히 먼지털이, 세족시설, 지압 보도 등 잘 갖춰진 부대시설도 이용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황성공원 맨발 걷기길을 걸으며 운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송군 ‘산소카페 청송정원’도 건강을 키우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개장 이후 관광객들이나 군민들이 청송정원을 맨발로 걸으며 힐링을 즐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청송정원의 백일홍 향과 맑은 산소를 맡으며 걷는 것은 자연과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촉진과 항산화 작용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 이곳에서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두류공원, 범어공원, 무학산공원, 서리지수변공원 등에 맨발 산책로를 조성한 데 이어 올해도 매호공원과 신매공원에 소규모 맨발 황토(볼)체험장을 조성했다. 대구에서는 맨발걷기 인기명소로 알려진 대구수목원, 수성못, 앞산 맨발 산책로 등과 함께 맨발 걷기를 즐길 수 있는 도시공원도 15곳에 달한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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