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 줄고 이차전지 성장 둔화 예측에 주가↓
미래기술연구원 이전 등 지역 갈등 지속…대내외적 해결과제 산더미

포스코 포항본사 전경.
포스코그룹이 올들어 실적부진과 철광석 및 유가상승, 사상 초유의 노조파업 리스크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지주사 관련 포항지역과의 갈등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그룹 산하 상장사들은 지난 24일 일제히 3분기 실적(잠정)을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원·영업이익 1조2천억원·당기순이익 6천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실적만으로 볼 때는 나쁘지 않은 것이지만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 1조1천억원·영업이익 1천억원·당기순이익 2천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또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는 매출액이 무려 2조2천억원(-10.4%)이나 줄어 들었고, 영업이익만 3천억원이 늘어났다.

그룹사 중 주요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3분기 매출 8조450억원·영업이익 3천117억원·당기순이익 1천951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분기 대비 각각 9.3%·12.7%·11.5%나 감소, 상반기 대비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그룹의 미래산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홀딩스 역시 3분기 매출 1조2천857억원·영업이익 371억원·당기순이익 231억원의 실적을 거뒀으나 2분기와 대비할 때 매출액만 7.8% 상승했을 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8%와 46.3%나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각각 54.6%와 65.4%나 줄어들어 전년 및 올 상반기에 비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부분 실적이 떨어졌다.

이처럼 실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이차전지 관련 성장세 둔화 예측이 나오면서 25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증시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대비 6.33% 내려간 44만4천원, 포스코퓨처엠은 9.84% 빠진 27만5천원,포스코인터내셔널은 9.05% 빠진 5만6천300원에 마감됐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이차전지 소재 광풍이 불었던 지난 7월 25일 59만원까지 치솟았다가 3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포스코퓨처엠에 힘입어 7월 25일 65만8천원에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50만원 대로 내려온 뒤 지난 19일 이후 40만원대로 떨어져 이차전지 광풍이 불기 직전인 7월 14일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는 비단 포스코퓨처엠에 그친 것은 아니다.

25일 증시를 보면 이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비롯 이차전지 소재업체인 에코프로 및 에코프로비엠 등도 8% 내외의 하락세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실적 하락에 대해 철강 수요부진과 이차전지 소재 관련 리튬·니켈 등 메탈 가격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을 꼽았다.

실제 철강사업의 경우 글로벌 철강시황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각각 △5.5% △7.7% △25.0%줄어들었으며, 수요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제품 판매비율 확대 및 원가절감 등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까지 가해지면서 철광석 및 유가·전기료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포스코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은 그룹 내 주력사업장인 포스코가 사상 초유의 노조 파업이라는 당면과제까지 겹쳤지만 올들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상 마땅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월부터 24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사측이 내놓은 최종안이 노조 측의 요구조건 대비 10%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노측이 두 차례의 협상결렬을 선언한 뒤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에 조정신청 내는 한편 오는 28·29일 이틀간 파업여부 투표에 들어간다.

포스코 노사간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노측이 파업절차에 들어가면서 또 다른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포스코노조 측이 ‘파업여부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이 나와야 협상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조합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협력사와 PHP공급사들이 잇따라 ‘총파업이 진행되면 지역 중소기업과 근로자들이 힘들어진다’는 성명서를 내면서 협력사 노조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사 노조들은 협력사 성명서가 나오자 “협력사 성명서 내용은 사업주들의 생각이지 소속 근로자들의 생각이 아니며, 우리는 포스코노조를 적극 지지한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포스코노조가 파업여부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파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면 협력사 노사 관계까지 악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포스코노조측이 “높은 찬성 투표를 통해 사측과의 협상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파업여부 찬반 투표 후에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노조 관계자는 ‘파업여부 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을 경우 바로 실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유동적이기 때문에 당장 잘라 말할 수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남은 조정절차를 성실하게 진행하고, 원만하게 임단협 교섭이 타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는 밝히고 있지만 포스코의 올해 경영실적을 감안하면 초유의 파업사태를 막을 수 있는 특단의 카드 마련이 쉽지 않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3일 이강덕 시장의 간곡한 당부로 일단 잠시 숨을 멈췄지만 실질적인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 이전 및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이전을 두고 2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갈등문제 역시 쉽사리 풀기가 쉽지 않다.

이 사안은 지난 1년여 동안 포스코범대위가 주축이 돼 포스코 본사와 서울 포스코센터 등에서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 이전 및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이전’을 촉구해 왔지만 최근 지역 김병욱 국회의원과 도·시의원들까지 1위 시위에 나서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포스코범대위는 당초 지난 24일 또 한번 대규모 상경시위를 준비했지만 23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사상 초유의 노조 파업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가는 데다 대내외적인 문제로 인해 국가 기간산업인 포스코가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지금은 국가경제차원에서 자제를 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문제의 경우 포스코홀딩스와 포항 지역민 간 이견이 워낙 큰 터여서 사실상 해결방안 모색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 태풍 침수피해에 이어 올해 파업 위기까지 2년 연속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포스코와 포스코그룹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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