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스틸야드서 '악연' 전북과 10년 만에 우승컵 놓고 재격돌
김종우 중원 장악이 승리 열쇠…체력적 열세 해소 방안은 숙제

1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제주유나이티드 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포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연합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가 2023 하나원큐 FA컵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포항은 4일 오후 2시15분 전북현대를 포항스틸야드로 불러들여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포항으로서는 5번 째 FA컵을 따내 전북·수원삼성과 함께 최다우승팀을 목표로, 전북은 FA컵 최다우승팀(6회)을 향해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

시즌 성적표만 들고 본다면 포항이 전북을 압도하지만 가뜩이나 얕은 스쿼드에 주력선수들의 줄부상이 잇따르는 가운데 K리그1·FA컵·AFC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닥쳐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 포항은 올 시즌 전북과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3승1무로 압도적 우위에 서 있고, K리그1 성적 역시 15승15무5패 승점 60점으로 2위에 랭크돼 15승8무12패 승점 53점의 전북을 크게 앞서고 있다.

전북이 포항에 앞서고 있는 것은 실점(33점·포항 37점) 뿐이다.

그러나 전력면에서 올 시즌 팀을 이끌었던 오베르단·백성동·정재희·완델손에 이어 김용환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공백이 만만찮다.

여기에 지난 9월부터 K리그1·FA컵·ACL 등을 치르며 해외원정길까지 오르는 등 휴식기를 제대로 갖지 못한 데다 지난 1일 제주와의 FA컵 준결승에서 120분간의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얻으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닥쳤다.

반면 스쿼드가 두터운 전북현대는 매 경기마다 로테이션이 가능한 데다 홈에서 열린 인천과의 FA컵 준결승에서 3-1로 가볍게 누른 터라 체력적으로 포항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항도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최전방의 제카가 120분을 모두 소화했지만 이호재는 후반중반 투입됐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은 데다 전반만 뛴 신광훈, 출전조차 하지 않은 김준호 등 중원과 수비라인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한 주력들이 남아 있다.

특히 김종우의 사용처가 확실해 졌다.

김종우는 올 시즌 개막 직전 신진호의 이적으로 갑작스레 데려왔지만 오베르단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데다 시즌초반 무릎부상으로 인해 오랜 시간 전력에서 벗어나 있었다.

또 후반기에는 고영준이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투입돼 자신의 원래 자리인 중원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오베르단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진가가 더 높아졌다.

김종우는 지난 전북전과 FA컵 제주전에 나와 오베르단이 빠진 중원 공백을 메우면 중원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아직 오베르단 만큼의 활약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한찬희 또는 김준호와 호흡을 맞추며 포항 중원을 잘 지켜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북전에도 김종우와 김준호 콤비가 중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김기동 감독의 전술적 변화에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김기동 감독의 전술적 변화는 지난 1일 제주전에서 확연히 보여줬다.

이날 포항은 전반 내내 제주의 전술에 휘말려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선제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체력적으로 우세한 제주를 향해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고, 마침내 동점골을 뽑은 것은 물론 추가골까지 기대케 하는 날카로운 공세를 이어간 끝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불과 일주일 전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포항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전혀 새로운 전술적 변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에는 신인급 선수들의 깜짝 기용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포항으로서는 전력적인 열세에 놓여 있긴 하지만 홈구장 이점과 창단 50주년을 맞은 해에 10년 만의 FA컵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절실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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