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인문학 강의 전 대금 연주와 시 낭송이 진행됐다.
30여 년 경력을 가진 대금 연주자 박종훈(69) 씨는 구슬피 우는 듯한 곡조에 높낮이를 조절하는 음 변화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오므렸다 펴지는 10개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다소 긴장한 시민들의 마음도 안정돼갔다.
우리나라 대표곡인 아리랑과 미국 대표 찬송가인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절묘한 콜라보 연주는 이색적이었다.
낭랑한 시 낭송에선 칼릴 지브란의 ‘신앙에 대하여’, ‘기도에 대하여’ 내용이 울려 퍼졌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나가자 저마다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도를 높였다.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자 날 선 문답이 오고 갔다. 대상은 신앙, 사회적 관념, 현안 이슈 등이다.
이미 8년 전부터 포항에서 별도 명상 강의를 하고 있는 공 변호사는 ‘기도를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기도를 하는 것’, ‘고정관념을 항상 의심하고 자기 자신을 파괴한 뒤 매번 태어나야 한다’ 등의 이채로운 즉답을 내놓았다.
공봉학 변호사는 “참여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포항 문화 창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 변호사의 이번 칼릴 지브란 강의는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께 포항 꿈틀로 내 청포도다방에서 진행 중이다. 마지막 강의는 오는 8일에 열린다.
칼릴 지브란은 1883년 태어나 1931년 사망한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철학자·화가·조각가·신학자·소설가·시인으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대표 작품으로 ‘예언자’, ㅔ눈물과 미소’, ‘사람의 아들 예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