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대전

비 오는 날, 비에 물을 주는 중이다

자기 전에 사막을 걷지 말라는 말
잠 덧은 모래알이라서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서
참, 잠이라고만 볼 수 없지

꿈은 못 올라갈 나무라는 말
불가능한 계획이라서,
무른 무릎으로 엄두가 안 나서,
참, 꿈이라고만 볼 수 없지

떨지 마, 추위도 부풀었다가
털썩 꺼지기도 해,
꿈을 고향이랑 바꾸지 않을래?
머리맡이 환해지게

어떤 마을은 액자로 걸어 놨어
벽을 두드려도 모른 척해서,
오래된 골목이 잊혀가고
참, 그때 누가 꿈을 쏟았더라

떫은 기억이 계단 꼭대기에서
데구루루,
설익은 조각들
깨져버린 맛은 조심해야 해!

팔을 꿰매고, 발을 잇대어
밑단을 다시 일구자는 말,
뜯어진 잠들이 달려와
실향을 꿰매기 시작했다

꿈을 수선하려고, 비는 며칠 째 주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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