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숙 작품 1
김찬숙은 ‘흔적(痕跡)’을 주제로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추상회화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흔적’은 삶의 여정 중에 생각이나 감정, 경험, 인간관계 등을 통해 시간과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요소로 남겨진다.

작업에 특정한 형태나 구조가 없지만, 그 속에는 삶의 고뇌와 희열 등 여러 가지 감정과 경험이 녹아있다.

작업실에서 작업 중에 벽이나 바닥에 남긴 물감의 흔적은 수년, 아니 수십 년간 고뇌가 묻어난 결과로 겹겹이 쌓이고 중첩되어 다양한 무늬와 질감을 만들어낸다.

이런 흔적을 기반으로 기본적인 조형요소인 점, 선, 면을 활용한 터치와 뿌리기 기법을 사용하여 화면의 질감을 강조하기도 하면서 행위의 과정을 표현했다.

김찬숙 작품
물감을 터치하는 과정에서 우연한 형태가 만들어져 의도치 않았던 형상들이나 공간이 발견돼 특별한 사물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은 우연한 대상이 시각을 넘어서 실재가 되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그로 인해 흔적은 끊임없이 변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표현이 아닌, 무한의 시간성으로 화면에서 계속 쌓이는 존재로 남는다.

김찬숙 작품
삶의 흔적들을 캔버스로 끌어내는 외적 작업들이다. 작품 하나 하나에 내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담는 것은 작가의 싸움이면서 내적 치유로 보상받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작업 과정 중에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결핍과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흔적을 통해 화폭에 담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다양한 사람의 삶의 흔적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을 관찰하여 내면의 결핍을 살피고, 직관적으로 혹은 주관적으로 작가만의 회화로 표현하는 과정과 결과물을 보여 준다. 그 흔적의 작품들을 11월13일-11월27일까지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관장 허두환)에서 만날 수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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