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

2020 달빛탐사대


2017년부터 경북도가 추진해온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프로그램은 도시의 청년들이 시골로 돌아오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청년정책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활성화의 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경지역에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호를 비롯해 행정안전부의 ‘2020 청년 지역정착 신규발굴 용역사업’에 선정된 문경 가치살자협동조합의 ‘달빛탐사대’, 문경시와 서울시의 지역 연계형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 로컬’ 등 다양한 청년 활동이 진행 중이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시의 청년들이 솔선수범해 행사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니 문경시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청년기업 및 사회적경제기업을 널리 알리고, 지역사회와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페 볕드는 산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호 - ‘화수헌’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1호가 바로 문경시 산양면의 고택을 리모델링해 운영하는 ‘화수헌’이다.

‘꽃과 나무가 많은 집’이라는 뜻을 지닌 화수헌의 고택 2채는 각각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문경오미자에이드, 문경오미자차, 문경 8곡 미숫가루 등 문경에서 나는 건강한 재료로 만든 메뉴를 판매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되고 있는 화수헌의 고택은 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로 ‘일과 휴가를 함께해 휴식을 취하면서도 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워케이션’을 도입해 청년들로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화수헌을 운영하고 있는 ‘리플레이스’는 산양합동양조장을 재해석한 ‘산양정행소’와 금융조합사택으로 건축된 일식 주택을 개조해 지역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의상 대여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문화 공간 ‘볕드는 산’, 그리고 산양에 머물다 가는 여성 관광객들을 위한 여성전용셰어하우스 ‘봉오리 셰어하우스’까지 문경시 산양면에 그 거점을 두고 지역의 색을 살린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다.

리플레이스 도원우 대표는 ‘왜 하필 문경’이냐는 질문에 대해 “팀원 중 경북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도 경계하지 않고 가장 잘 도와주셨던 분들이 바로 문경 어르신들이었고, 동네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화수헌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달빛탐삳
△ 지속가능한 정착, 달빛탐사대.

2020년 시작된 ‘달빛탐사대’는 문경 가치살자협동조합에서 행정안전부의 ‘2020 청년 지역정착 신규발굴 용역사업’에 선정된 이후 경북도와 문경시의 지원을 받으면서 청년들의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위해 청년 주도로 기획·운영하는 창업 및 커뮤니티 프로젝트이다.

2021년에는 청년마을 조성의 성공사례로 관계 인구의 점진적 확장을 통해 청년들의 살아 보고 싶은 도시로의 위상을 드높이고, 지역의 청년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의 네트워크를 원만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돼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또한, 2022년에는 경상북도의 시·군 인구유입 정책 평가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달빛탐사대’는 문경정착에 관심 있는 청년들의 커뮤니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숙소와 공유 오피스를 지원하고, 3년간 122명이 46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많은 수의 청년들이 문경에 정착하게끔 하는 결과를 낳았다.

‘달빛탐사대’에서는 청년 문화 구축과 창업실험을 위한 팀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지역 탐색 프로그램 및 창업·창직 컨설팅 지원, 지역 일자리연계 및 청년 공동체 커뮤니티 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주체인 가치살자 협동조합은 ‘가치 있게 같이 살자’는 뜻을 모아 2020년 만들어진 협의체로 의식업, 디자인·영상 및 문화콘텐츠 분야 등에 종사하는 지역 청년사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우리 생애 가장 매력적인 도전’을 내걸고 지역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창업 혹은 본인이 꿈꿔왔던 ‘작은 이룸’의 프로젝트와 이벤트를 만들어가는 터전으로 존재해 왔다. 실제로 ‘달빛탐사대’를 통해 시작한 가게로는 베이크샵 ‘연분’이 있으며, 지금은 ‘다시오후’라는 브런치 레스토랑으로 거듭났다.

달빛탐사대 활동을 통해 문경을 거점 공간으로 삼고 전국 각지로 공연을 다니는 퓨전 국악밴드 ‘노래가 야금야금’은 포크와 인디를 주력 장르로 삼은 싱어송라이터 ‘누들’과 가야금연주자 ‘지현’으로 구성돼 있다.

퓨전 국악밴드 ‘노래가 야금야금’팀은 “문경에는 연고가 없지만, 문경의 지리적 위치가 전국 어느 지역을 가든지 2시간 정도 소요되어 전국 각지로 공연을 다니기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독채 스테이 ‘고결 문경’
△옛 대장간이 독채 스테이로 탈바꿈 - ‘고결 문경’.

문경시와 서울시의 지역 연계형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 로컬’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독채 스테이 ‘고결 문경’은 문경시 가은읍 왕능리의 옛 대장간에서 시작됐다.

‘고결 문경’의 시작을 위해 모인 서울의 청년건축사들은 대장간 건물 리모델링에 앞서 ‘오래된 것의 재발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어 지역민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마침내 탄생한 독채 스테이도 문경의 각종 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인기를 얻고 있다.

대장간의 대들보를 살린 독채는 한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등과, 문경 도자기로 꾸며진 찻자리, 문경의 천연 염색을 살린 홈웨어, 가은 농공단지에서 생산되는 커피로 이루어져 그야말로 작은 문경을 담은 모양새 그 자체다.

독채 스테이 ‘고결 문경’을 구성한 고자원 건축사는 “문경의 유산이나 자원을 활용한 스테이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경 청년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청년특별위원 위촉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청년특별위원 위촉.

문경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도원우(㈜리플레이스 대표이사), 박현희(가치살자 협동조합 대표)가 지난 10월 13일 2023년 신설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청년특별위원으로 위촉됐다.

위원 임기는 위촉일로부터 1년(연임가능)이며 지난해 12월 전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에서 선발된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청년특별위원회는 지방 청년 여론 수렴 및 청년세대 인식 전달, 정책 참고사항 발굴 및 제안, 위원회의 각종 행사 등 계기별 소통 역할을 수행한다.

문경시 대표 카페 ‘화수헌’과 ‘산양정행소’를 운영하고 있는 ㈜리플레이스의 도원우 대표이사는 2017년부터 문경에 정착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 경북도 창업가 어워드 수상 등 문경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문경 청년마을 ‘달빛탐사대’를 운영하는 가치살자 협동조합의 박현희 대표는 문경시 인구정책위원회 청년위원, 넥스트로컬 문경 지역 파트너 등 지역 청년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현희 대표는 “극세척도라는 말이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뜻으로 우리 청년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 문경에 정착하려는 청년들과 여러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며, 더 많은 청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마침 지방청년특별위원회가 신설된다는 소식에 지원했고 청년의 대표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제1회 청년의 날
△문경 청년정책참여단.

문경시는 청년의 시각으로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더 나은 문경으로 나아 가기 위한 ‘청년정책참여단’을 2021년부터 구성해 운영해 왔다. 지역사회와 청년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로 구성된 참여단은 청년정책을 제안하고 의제를 발굴하며,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내외 청년네트워크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문경시는 청년정책참여단 운영을 통해 지역의 실정에 맞는 지역주도형 청년정책을 발굴하고 청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경청년참여단이 주관하고 개최한 9월 23일 ‘제1회 문경청년의 날 : 문경 청년들의 이야기’가 모전공원에서 처음 개최됐다. 청년 권익증진 유공에 대한 문경시장상(5명), 문경시의회의장상(5명)을 선정해 수여했다. 청년 아티스트 ‘선경’과 ‘from 310팀’의 공연, 청년정책 설문조사, 취·창업정책 안내 및 청년창업기업 홍보부스 운영 등을 통해 청년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행사시작 전, 후 모전 공원주변 환경정비 운동을 실시해 청년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다함께 쾌적한 공원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문경청년정책참여단 황지은 단장은 “오늘 행사에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취합한 설문조사 내용을 토대로 만든 통계자료와 정책 개선안을 문경시에 제출해서 청년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사회적 경제 상생한마당.

문경시는 10월 13일 신기동에 위치한 핑크뮬리 공원에서 청년·사회적 경제 상생 한마당을 개최했다. 청년·사회적경제 상생한마당은 문경의 미래경제를 이끌어 갈 청년기업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함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고 상품판매를 위한 판로를 개척하는 행사로 올해는 청년기업 및 사회적경제기업 13곳이 참여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상생한마당은 핑크뮬리공원 곳곳에 사회적경제기업 홍보 패널을 세워 관광객들에게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함께 참여기업의 제품을 전시해 홍보에 나섰다.

행사는 현장 노래자랑 대회, 6차산업 체험, 먹거리장터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농업경로 진행됐다.

한편 영인, 4-H, 문경경영포럼를 비롯한 각종 단체가 참여한 ‘제2회 문경 핑크뮬리 페스티벌’도 동시 개최돼 행사를 풍성하게 했다.

김대식 문경시사회적경제기업협의회장은 “올해는 핑크뮬리 페스티벌과 함께해 문경의 사회적경제기업과 청년기업의 물품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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