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대전

김옥남 약력
1994년 한국예총 신인상 등단
경북문협, 예띠시 동인

당신은 내가 읽는 책 중에 책입니다

인내심을 시험받고

사람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기에도

아이러니와 비약이 뒤섞여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는

까다로운 문장



반면에 평이한 문체에서 읽히는

복합 장치는 의외입니다

느리게 어슬렁거리지만

언제라도 잘 장전된 속도로 튀어 오를 수 있는

고양이의 내숭 같은 거겠죠



엿기름으로 삭힌 당질의 구절에선

시간만이 독해가 가능한

은은한 비밀의 맛을 발견합니다



사랑이 누락된 부분에선

조용히 옆에 서 있어 주고

서로에게 곁을 내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공기와 바람, 햇살과 그림자 같은

가벼운 사유 하나 끼워 넣고 싶었습니다



밑줄 하나 긋기까지 고비였던 당신을

그은 밑줄에 다시 공감을 긋게 되면서

나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있습니다



읽을수록

끼 부리지 않는 담담함에 이끌려

몇 번이고 다시

덮었던 당신을 펼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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