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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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동해를 누비던 청어 떼도
북해도를 헤엄치던 꽁치 떼도
과메기가 되려면 구룡포에 와야 합니다.

구룡포 투명한 겨울 해풍에
얼었다 녹았다.
며칠을 덕장에서 참고 또 참아야 합니다.

바람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뚝뚝 기름이 떨어지고
시간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붉은 속살이 꼬들꼬들 여물어 갑니다.

푸른 동해를 누비던 청어 떼도
북해도를 헤엄치던 꽁치 떼도
구룡포에 와서야 비로소 과메기가 됩니다.

[감상] 과메기 철이다. 과메기 철이 되면 구룡포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바빠진다. 구룡포에 근무할 때 아이들 시중에 “과메기가 엄마를 뺏어 갔다”, “과메기가 쳐들어와서 어른들을 모두 데려갔다”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전국의 지인들에게 과메기를 보내는 게 겨울 연례행사가 되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과메기에 소주 한잔하며 비로소 겨울을 맞이한다. 과메기에 소주 한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꼬들꼬들 살맛 난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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