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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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가 성인병 개선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겨울에도 맨발걷기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만 수십 개에 이르고, 회원이 3만여 명인 카페도 있다. ‘어싱족(Earthing 族)’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어싱족은 맨발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어싱(earthing·접지) 효과’의 어싱과 집단을 뜻하는 ‘족(族)’의 합성어다. 어싱 효과는 땅을 맨발로 밟을 때 몸속으로 흘러드는 자유전자(음전하)가 염증과 만성질환의 원인인 활성산소(양전하)를 중화한다는 것이다.

경북의 시·군이 맨발걷기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다. 포항시는 2020년부터 송도 솔밭과 영일대 해수욕장, 인덕산 자연마당, 흥해 용한리 해변 등 ‘맨발로 30선’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경주시도 2021년부터 최근까지 황성공원에 모두 765m 황톳길을 만들었다. 청송군의 ‘산소카페 청송정원’ 백일홍 꽃밭길도 맨발걷기 명소다. 안동시도 성희여고 앞 강변 둔치에 맨발로 걷기 좋은 ‘맨발로’를 만들었다. 이 길은 10여 종의 다양한 미네랄을 품은 친환경 천연광물 레드일라이트로 포장했다. 경북도의회와 포항시의회는 잇따라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까지 마련했다.

이런 맨발걷기 열풍에는 이철우 도지사의 영향이 크다. 이 지사는 도청 신도시 천년숲 황톳길을 도청 직원이나 방문객들과 수시로 걸으면서 맨발 걷기 효능을 전도했다. 이런 공로로 이 지사는 지난 7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명예회장에 추대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맨발걷기에 대해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발바닥 상처가 있을 경우 상처가 덧나거나 파상풍에 걸릴 위험이 있고, 딱딱한 땅바닥을 맨발로 걸으면 족저근막염 등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어싱족들에게 의학적 검증을 통한 적절한 권고가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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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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