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공항사업 시행자 특수목적법인(SPC)의 민간부문 주관사를 삼성그룹이 맡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간부회의에서 “공공부문에는 한국공항공사, 민간부문에는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재무적투자(FI), 건설투자(CI)를 하게 해 주관사를 중심으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같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또 “중앙의 메이저 건설사와 함께 중심적 역할을 하는 지역의 건설사는 지분을 많이 할당하고, 나머지 지역 건설업체는 동등하게 지분을 갖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삼성의 SPC 참여를 기정 사실화하는 수준이어서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초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그룹 간부 일행이 홍 시장을 만나 삼성의 SPC 참여와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김 사장이 “그룹 차원에서 충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신공항사업 SPC에 참여한다면 상징성이 매우 크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의 태동지라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고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대구 인교동에서 창립했다. 대구가 섬유 도시로 유명해지게 된 삼성의 제일모직 또한 대구 침산동에서 시작됐다. 제일모직이 1954년 창립돼 1996년 구미로 이전 때까지 40여 년 동안 대구 경제를 견인했다. 무엇보다 23년 전 삼성 상용차를 끝으로 대구를 떠났던 삼성이 돌아온다는 것은 대구 시민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삼성의 SPC 참여는 국가균형발전에 공헌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크다. 신공항 주변 신도시와 후적지 등 대구·경북의 르네상스에 삼성의 기술력이 투입된다면 국가균형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사업은 30조 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여기에다 군부대 이전과 달빛철도, 공항 접근로 사업 등 신공항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펼쳐질 각종 사업을 합치면 ‘100조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의 SPC 참여는 이 같은 거대 사업에 삼성이 이니셔티브를 쥐는 것이어서 손해 볼 일이 없을 것이다. 삼성의 신공항 SPC 참여에 대한 대구 시민의 기대가 크다. 삼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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