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려도 잘사는법 표지 입체.
오지 산간마을에서 16년, 도합 40년간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한 ‘화타 김영길 선생’의 치유 철학과 치유 사례를 담았다.

1990년대 중반에 의학서로는 전무후무하게 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전 5권)의 첫 번째 책이 나온 지 근 30년 만에 ‘총알개미’(전 5권) 등 저자의 다른 전작들까지 정리, 보완하고 전작을 쓸 당시에는 깨닫지 못한 새로운 통찰을 더한 책이다.

죽을병에 걸렸지만 건강을 되찾고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 병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어떤 병을 앓고 있든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83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한약업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저자는 강원도 인제와 홍천 사이 방태산 화전마을로 들어가 한약방을 개업했다. 약초가 지천으로 널린 청정지역에서 화전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며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마주친 건 농약과 비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암이나 간경변 등 각종 불치병에 노출된 주민들이었다.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살아갈 것으로 생각했던 화전민들은 이미 오랜 기간 사용해온 농약에 중독되어 상당수가 말기 암 환자, 시한부 인생들이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16년 동안 산간 마을 주민들을 환자 겸 스승으로 삼아 살아 있는 한의학 체험을 쌓았으며, 이후에도 도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지난 40여 년간 수없이 많은 환자를 만났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그들이 병을 극복하도록 도우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환자에게 답이 있다’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은 물론 치료 방안도 환자에게서 찾아야 하며, 그 질병을 극복할 힘도 결국 환자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환자는 시험 문제와 같다. 환자에게 답이 있다.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치료 방안이 나온다. 환자는 선생님이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의학 정보, 건강 정보를 전하기보다는 환자가 스스로 병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강한 의지를 불어넣는 것이 환자를 진정으로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전 5권)와 ‘총알개미’(전 5권)를 저술한 바 있다. ‘병에 걸려도 잘 사는 법’은 전작들을 출간할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통찰과 배움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평을 더한 책으로, 40여 년간 수많은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을 진료한 임상경험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치유 철학의 핵심, 질병별 치유 사례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저자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삶에 대한 독특하고 설득력 있는 시각과 지혜가 책 곳곳에 담겨 있어 책의 두께가 무색할 정도로 가독성이 높다. 아울러 저자는 병을 다스리는 3대 처방으로 음식, 운동과 함께 바른 마음가짐을 꼽아 정신이 육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른바 ‘심신의학’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몸에 조그만 종기 하나만 생겨도, 아무렇지 않던 부위가 살짝 불편한 느낌이 들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 걱정하고 염려하게 마련이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걸리거나 암 같은 불치병으로 여기는 병을 진단받으면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억울함이 들고 심하면 삶이 끝난 것만 같은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정도만 다를 뿐이지,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면 된다. 사는 데 지장 없으면 된다. 그런 사람은 환자가 아니고 건강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각종 병균과 공존하며 질병을 이겨내면서 살아간다. 문제는 질병이 아니라, 질병을 어떻게 다루고 잘 이겨내느냐는 것이다. 혈압, 혈당이 높다면 혈압과 혈당을 끌어올린 생활 습관과 식습관, 마음가짐을 바꿔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조절하면 된다. 암에 걸렸어도, 암세포가 늘어나지 않고,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면 된다.”

한마디로 “병에 걸려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 병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어떤 병을 앓고 있든 이겨낼 수 있다고 역설한다.

“내가 지난 40여 년간 만난 환자들이 그 산증인이다. 그들이 병을 이겨내거나 병과 함께 공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게 아니다. 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많이 걷고, 바르게 물을 마시고, 바르게 숨을 쉬는 등 병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생활습관을 일상에서 실천했을 뿐이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병을 이겨내고 다스린 것이다.”

“많이 걷고 피를 맑게 하면 병에 걸리기 쉽지 않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질환을 치유하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처방은 ‘움직이기’와 ‘피를 맑게 하기’ 이 두 가지다.

저자는 걷든 뛰든 몸과 마음이 허락하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끊임없이 육체를 움직여 쓸데없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말아야 하고, 육체적인 운동과 즐거운 정신노동을 해서 육체적인 기운과 정신적인 기운이 동시에 순환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다고 누워 있으면 아프지 않은 사람도 아프게 된다.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상체라도 움직여야 한다. 아프지 않은 사람도 아픈 사람도 움직여야 한다. 뉴턴의 제1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다. 멈춰 있는 물체는 계속 멈추려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굳고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피를 맑게 하는 것인데, 피를 맑게 하려면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으뜸가는 물로 제안하는 것은 ‘커피 정도로 까맣게 탄 숭늉’이다. ‘화타식 숭늉’이라고 이름 붙인 이 숭늉을 매일 마시면 피가 맑아지는데, 숭늉 속 탄소 성분이 혈액 안에 있는 과잉 영양소와 좋지 않은 부유물을 흡착해서 내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외에도 ‘출장식(出長息) 호흡(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하는 호흡법)’과 발끝 치기, 기운순환운동 등 질병을 치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쉬운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나는 한약업사로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방태산에서 배웠다’에서는 저자가 40여 년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터득한 치유의 원리와 치유 철학,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려면 어떤 습관을 들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어떤 병이든 욕심과 오만을 버리는 것이 치료의 시작임을 지적하고, 숭늉과 출장식 호흡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지 설명하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만 있으면 그 어떤 불치병도 치료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2부 ‘낫지 않는 병은 없다’에서는 간질환, 신장질환, 비만, 혈압, 당뇨 등의 대사질환, 폐질환, 대장질환, 뇌질환, 성기능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극복한 실제 사례를 들면서 병에 걸리게 되는 이유와 치유 과정을 설명한다. 죽을병에 걸렸지만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서 건강을 되찾고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부 ‘죽음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에서는 암 같은 불치병이라 여기는 병도 충분히 관리 또는 극복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러한 병들을 극복하려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끊임없이 몸을 힘들게 움직이려는 노력 없이 약과 수술만으로 병을 치료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죽을힘을 다해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당장 죽을 환자가 아니라면 독성이 약한 약으로 천천히 병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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