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지난해 7월 28일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케아코리아와 이케아 대구점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스웨덴이 본사인 세계 최대 가구소매업체 이케아는 올해 1월 3일 대구도시개발공사에 공문을 보내 2025년 상반기 대구점 개점을 위해 사들이기로 한 용지 매매계약을 또다시 미뤘다. 12월 30일까지 계약을 연기하자고 요청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7월 28일 범안로와 동대구나들목과 가까운 안심뉴타운 내 유통상업시설용지 4만1134㎡ 부지에 1800억 원을 투자해 신규매장을 건립하고, 300여 명을 신규 고용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신규매장에 대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투자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케아코리아는 그해 10월까지 부지 매매계약을 완료하기로 했으나 2개월 연기했고, 다시 1년을 더 미뤘다. 대구도시개발공사가 감정평가를 거쳐 이케아 측에 제시한 유통상업시설용지 4만1134㎡의 공급 가격은 641억여 원이다.

이케아코리아가 약속한 12월 30일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최근 경영부진이 더해지면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의 이번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액은 6006억5900여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22억8700여만 원)에 비해 3.5%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25억9900여만 원으로 직전 회계연도(218억6900여만 원)에 비해 8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1억9200여만 원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33억3600여만 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점포별로 영업시간을 조정한 데 이어 한국 진출 첫해 매출이 가장 컸던 광명점의 영업시간을 다음 달부터 단축할 예정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14년 12월 국내 사업 시작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이 떨어졌고, 올해 2년째 역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여행, 영화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이 감소한 데다 주택매매거래량도 크게 줄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도심형 중소매장 확대에 나섰다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구시는 이케아 대구점 개점이라는 결실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케아코리아가 용지 매매계약 1년 연기 요청 공문을 보낸 이후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긴밀하게 소통과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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