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
이준석 전 대표 27일 탈당 예고
28일 金 여사 특검법 본회의 상정
총선 지휘 등 각종 난제 줄이어

25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앞에 전국위원회 소집 공고문이 붙어 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한 국민의힘은 26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 지명자 임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연합
여야 정치권이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정식 임명되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행보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곧바로 이준석 전 대표 탈당(27일)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28일), 비상대책위 인선(29일) 등 각종 난제를 풀어 나가야 할 한 전 장관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어젠다를 제시하고, 어떤 인선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총선을 지휘하는 여당 사령탑으로서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한 전 장관이 ‘탈이념’ ‘중도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 수도권 중심의 젊은 ‘한동훈 비대위’를 꾸려 젊음과 새로움으로 우리 정치에 수십 년간 군림해 온 운동권 정치를 종식 시키고, 계파를 초월한 능력 위주의 인선으로 현재 여당에 불리한 정치 지형을 뒤바꿔 놓을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여의도 300명의 화법은 여의도 사투리 발언 등)을 숨기지 않았던 한 전 장관이 이제 정치의 관찰자가 아닌 핵심 참여자로 등장하면서 여의도 정치를 무시하거나 우습게 보는 듯한 태도를 이어간다면 여야 대치 국면은 더욱 고조될 것 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김건희 특검법’을 언급하며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처음부터 정권의 부도덕함을 호위하는 아바타 노릇을 한다면 정권 몰락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동훈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당장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주 그의 행보가 비대위의 성패를 조기에 좌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27일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이 전 대표 문제다.

당내에서는 신당 창당 이후라도 두 사람의 회동으로 어떤 식으로든 ‘여권 결집’을 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주장도 나오지만, 다수 의견은 ‘집 나간 여우를 잡으려다 집토끼(여권 지지자 상당수)를 놓칠 수 있다며 반대하는데 한 전 장관이 무리해서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오는 28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려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대응도 한 전 장관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대통령실과 여당은 ‘절대 수용 불가’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이 기존 당정의 입장을 반복할 경우 ‘제 식구 감싸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한 전 장관은 지난 19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면서도 “(총선 기간에) 선전 선동하기 좋게 만들어진 악법이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장관이 ‘독소 조항 제거’와 ‘총선 후 추진’을 조건으로 수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장관의 가장 큰 숙제는 오는 29일 비대위원 인선이다.

여권에서는 한 전 장관이 586 운동권 중심의 민주당에 맞서 70·80·90년대생 위주의 ‘789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 추진은 (나이)세대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예전의 실패한 경험을 발판 삼아 나이·성별·지역 등에 얽매이지 말고 국가와 당을 위해 헌신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잘 대변하는 사람을 중용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의견도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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