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한희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2024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백호, 주작, 현무와 함께 국토의 동서남북을 지켜주는 영물이다.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용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용은 물을 다스린다.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용왕이다. 상선약수라고 물(水)은 최고의 정의이다. 꿈 중의 으뜸은 용꿈이다. 대표적인 길몽이라는 돼지꿈은 재물복뿐이지만 용꿈은 권력, 재물, 건강을 모두 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용은 웅비와 희망 그리고 호국(護國)의 상징이다.

새해는 새로 바꾸고, 새로 다짐하고, 새로 채우는 날이다. 새 공부, 새 생각, 새 몸짓, 새 다짐하며 새로 출발하는 때이다. 새롭게 출발하려고 설날 아침에 든든히 떡국을 먹는다. 새해 첫날에 보신각 타종 등 전국 각지의 해돋이 행사에서 각종 소원을 빈다. 새해 새날의 새 꿈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새것은 항상 새로운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새해에 새롭게 변하려는 몸부림은 매우 소중하다. 새롭게 변할 것이라는 설렘은 새것이 가져다주는 가장 신선한 기대감이다. 이에 우리는 연예계이건 스포츠계이건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에게 열광한다. 정치계도 예외가 아니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자기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한 신인이 정치에 입문할 때 그의 행보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무언가 새로움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한동훈이라는 정치 초짜 신상품을 내놓았다. 야당도 신상품을 낼까? 의무론적으로는 야당도 새것을 기대하는 국민의 희망에 맞춰 당연히 신상품을 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치라는 것이 어디 그런가? 온갖 변명으로 썩은 물건도 내면이 신상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정치판 아니던가?

한편 국민들은 새해에 좋은 나라를 위해 무얼 버리고 어떤 새것으로 채우면 좋을까?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이라는 말에서 방향성을 찾았으면 좋겠다. 단적으로 정치판에서 개(犬), 개소리, 개딸, 개검 같은 개발음 용어는 내다 버리자. 2023년은 개가 정치판의 화두였다. 정치판은 개검과 개딸을 외쳤다. 개 딸은 개(犬)의 딸이 아니라 개혁의 딸이라고 강변하지만, 맹목성이라는 행태에서 개 딸은 개자식이라는 평가에 더 공감되지 않던가? 새해에는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정치꾼들의 속임에 넘어가지 말자.

사실 충직함이나 충실함으로 따진다면 인간은 개에 범접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개 같아서 안 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개와 인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주체성이다. 개는 결코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한다. 한평생 주인을 위해 산다. 주인을 위해 짖고, 주인이 주는 것을 먹고, 주인 말에 복종한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한다. 따라서 개 같은 사람은 자기 인생을 사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판단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주인의 말이면 무조건 옳고 따르는 맹목적 존재이다. 주인을 위한 산송장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이유는 이성(理性) 때문이다. 이성은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추하고 아름다움을 구분할 줄 아는 인간의 본유적 능력이다. 결국, 개 같아지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일이다.

청룡의 해에는 바꾸자. 새해에는 개가 아니라 용으로 꽉 채우자! 용이 비상하고 청룡이 방방곡곡을 죽비가 되어 휘몰아치고, 청룡의 등에 이 나라 동료 시민(My fellow citizens) 모두가 타고 넘실대는 자유대한민국을 꿈꾸자. 개 같은 정치인이나 개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은 멀리멀리 치워버리자. 그 자리를 청룡 같은 사람으로 가득 채우자. 청룡의 정신으로 방방곡곡을 휘돌아 감자. 그 중심에 청룡의 안식처인 동해를 품고 있는 경상북도가 우뚝 서자!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