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이 오는 3월 바뀐다. 포스코홀딩스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3일 내부 후보 8명을 ‘평판 조회 대상자’로 선정 발표했는데 최정우 회장의 이름은 포함하지 않았다. 최 회장이 연임 완주에 만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후추위가 향후 발생 가능한 잡음과 이에 따른 기업 피해를 막기 위해 최 회장을 1차 심사에서 걸러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5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그간 최 회장의 3연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700주를 장내 매수해 연임 도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다 포스코 이사회가 지난달 19일 현직 회장이 연임을 원할 경우 공개적으로 그 의사를 밝히도록 하는 규정을 없애면서 자동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 리스트에 오를 수 있도록 한 것도 논란의 빌미였다. 이후 그의 재임 기간 중 선임된 사외이사들로 후추위가 구성된 것을 문제 삼아 본인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나왔다.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모든 대통령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는 등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그의 3연임 여부는 포스코는 물론 재계와 관련 지자체 등의 지대한 관심사였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최 회장 스스로 3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한 번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추위의 내부 후보자 발표에 최 회장의 이름이 빠진 것을 두고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구두 개입(?)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28일 김태현 국민연금이사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의 불공정성을 제기했을 때부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KT 차기 회장 선임 때도 개입해 당시 연임을 시도하던 구현모 대표를 낙마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 그룹을 거대 장치산업인 철강사에서 미래 소재 혁신 기업으로 이끈 공로가 크다. 하지만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 못지않게 포스코홀딩스 체제 전환 과정에 본사가 있는 포항시와의 관계도 여간 불편한 관계가 아니었다. 후추위는 포스코의 미래산업을 이끌고 정부는 물론 지역과 화합할 수 있는 차기 회장을 엄정한 절차에 따라 선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