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시행 2년 차다. 하지만 경북도와 일선 시·군이 기금 활용 방안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을 뜻깊게 쓰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향사랑기부금은 법률에 따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과 청소년 육성·보호, 지역주민의 문화·예술·보건 증진, 시민참여와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을 목적으로 쓰게 돼 있다. 주민의 복리증진에 필요한 사업 추진에도 쓸 수 있다. 각 지자체는 모금·운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기부금 운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처를 정해야 한다.

이 같은 사용처가 정해져 있지만 경북도와 도내 대부분 시군이 기부금의 용처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예치하고 있다. 시군이 용처를 찾지 못한 것은 기부금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적절한 용처를 찾기 어려운 데다 기금의 안정적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시군에서는 시·군민을 대상으로 기부금 사용 아이디어를 공모해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

기부금액 경북 1위인 예천군은 시범사업으로 원어민 영어교육 사업을 하기로 했다. 경주시는 장애인 종합복지관 노후버스 교체지원, 구미시는 장애인 일정 시간 돌봄 프로그램 지원과 청년 활동 지원, 경산시는 소아 청소년 야간 휴일 진료서비스 지원, 영양군은 취약계층 세탁지원, 영덕군은 생활민원 기동처리반 지원 등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북도와 용처를 정하지 못한 16개 시군은 기부금을 계속 예치해 두기로 했다. 일부 시군은 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일정 규모의 금액이 쌓일 때까지 3~4년 동안 기부금을 모을 예정이다. 하지만 기부자의 숭고한 뜻과 다르게 자칫 기부금을 무의미하게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부자들의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특수성을 고려해 의미 있게 사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북도와 시·군은 전국 다른 시군의 실용적인 기부금 사용을 참고할 만하다. 제주도는 해양 쓰레기 줍기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울산시 동구는 청년 노동자 공유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국에서 경북도의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이 가장 많았다. 26억4325억 원이나 된다. 고향사랑기부금의 합리적 용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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