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김유복 포항사회네트워크 대표

실로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지나고 청룡(靑龍)의 기운을 담은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다 되어 가는 연초라 모두가 들뜬 기분이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막대한 피해를 당한 힌남노 태풍으로 지역사회가 아수라장이 된 뒤처리로 연초를 정신없이 보냈다.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기로 의결한 포스코홀딩스 주총이 3월에 이뤄져 지난 2년여를 반목과 갈등에 시달렸던 지역사회가 그나마 진정되긴 했다. 7월에는 지역 최대 현안이었던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에 따른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포항시가 선정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희망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제2의 영일만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이차전지 소재산업에 그동안 천문학적 투자를 유치하고 적극적인 행정 뒷받침을 아끼지 않았던 포항시와 투자에 주저하지 않은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그룹 등 관련 기업, 지역 정치권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한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힘을 합치면 세계가 놀랄만한 이차전지 소재산업의 세계적 메카로 포항시가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

해소되지 못한 지역 현안과 포스코와의 갈등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고 영일만대교 예산 확보와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등 지역 현안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어 연초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지난달 20일 열린 ‘2023 비즈니스도시 포럼’에서 ‘포항의 미래­기업도시, 항만도시, 대학도시’라는 주제로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과 김성근 포스텍 총장의 초청 강연과 여덟 분의 세션별 주제 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우동기 위원장은 “포항은 전국 지방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 증가가 가능한 도시로 예측될 만큼 희망적인 도시”라며 포항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포스텍 김성근 총장의 ‘포씨삼형제(浦氏三兄弟)’론(論)이 큰 울림을 줬다. ‘포씨삼형제’의 뜻은 바로 ‘포항시’와 ‘포스코(포항제철)’ 그리고 ‘포스텍(포항공과대학)’을 의미하는 포항 미래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포(浦)’자 돌림의 첫음절을 재미나게 표현한 말이다. 김 총장의 말대로 포항에는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텍 삼형제가 살고 있으며 큰 형님인 ‘포항시’는 시민들의 삶과 먹거리를 책임지고, ‘포스코’는 돈을 벌어서 지역에 기여하는 글로벌기업 역할을 하고 있으며 ‘포스텍’은 두 형의 배려 속에서 성장한 국내 빅5 대학으로 포씨 가문의 미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견해를 밝히면서 ‘포씨삼형제’가 힘을 합쳐 명실상부한 ‘과학기술도시로의 변신’이 포항의 미래를 밝혀준다고 강조한 내용이 공감이 갔다.

포스코 56년의 공생이 오늘의 포항에 녹아있고 38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 연구중심대학 포스텍이 지방도시 포항에서 빛을 발하면 포항의 미래는 밝다. 이제는 반목과 갈등으로 아까운 미래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 새해 들어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도 바뀔 예정이고 포스텍 연구중심의과대학 설립도 가시권에 들어온 시점에 지속가능한 포항의 미래가 ‘포씨삼형제’의 융합과 진정한 형제애(兄弟愛)로 꽃 피울 푸른 용띠해, 갑진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포씨삼형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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