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범죄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향후 어떤 유형의 범죄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주로 기존의 빅 데이터와 추세 분석 등을 활용한다. 국립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치안전망 2024」를 중심으로 올해의 범죄양상을 예측해 본다.

올해의 치안 상황을 전망해 보면, 먼저 선거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 선거범죄는 주요 선거가 이루어진 해에 발생 건수가 급증하는 패턴을 보인다. 경찰, 선관위 등 공공기관의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법 집행이 필수적이다.

또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다. 2023년 코로나19 방역정책 해제 이후 각종 모임 등 시민들의 외부 활동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물론이고, 노인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스쿨존에서 아동 교통사고 등 교통약자들에 대한 사고가 늘고 있다. 지속적인 교통단속은 물론이고 캠페인을 통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사기와 횡령 등 지능·경제범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특정경제범죄의 유형 중에 특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의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전세·보험사기, 투자 리딩방 사기범죄는 2021년 이후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기범죄의 피해자는 엄청난 규모의 재산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피해자들 중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범정부적인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사이버범죄는 연평균 약 17만 2천여 건 발생했다. 2023년에 발생한 온라인 거래사기, 게임 사기 등으로 대표되는 사이버사기는 약 12만7천여 건으로 사이버범죄의 약 70%를 차지하였고, 메신저 피싱, 몸캠 피싱 등으로 알려진 사이버 금융범죄, 사이버 명예훼손 · 모욕 범죄가 각각 약 2만여 건(11%) 발생하였다.

가정폭력 범죄도 예외는 아니다. 가정폭력은 2021년 이후 증가추세를 지속하고 있고, 교제(데이트) 폭력 또한 2020년 이후 증가추세에 있다. 아동이나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범죄 피해자 지원 대책이 중요한 대목이다.

우리 사회에 마약범죄도 남의 일이 아니다. 심각한 수준이다. 과거 조직폭력배와 유흥가에서 주로 통용되었던 마약이 우리 사회 곳곳에 들어왔다. 청소년, 대학생,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안전지대가 아니다. 최근에는 외국인 마약류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9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1만 명이다. 대구시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치이다. 체류 외국인의 증가와 함께 외국인에 의한 마약류 범죄의 조직화, 다양화, 탈국경화에 따른 마약류 범죄의 증가가 전망된다.

2021년 7월, 자치경찰제도가 처음 시행되었다. 자치경찰제의 궁극적 목표는 시민의 안전이다. 이를 위해서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시민과 소통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민 중심의 자치경찰’을 정책목표로 채택하였다. 현재 대구시민의 안전을 위해 치밀하게 치안 여건을 분석해서 촘촘하고 든든한 치안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복 입은 경찰관들의 예방 순찰 강화, 지능형CCTV 등 물리적인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과학 치안 시스템의 도입, 시민참여형 치안 거버넌스 구축 등 주민자치행정과 경찰행정을 잘 결합해서 대구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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