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급 헬기를 이용한 서울대병원 이송과 관련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 전달 체계를 짓밟았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와 측근들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하고, 부산시의사회와 대전시의사회, 광주시의사회, 경남도의사회, 대구·경북의사회 등 전국의 지역 의사회가 ‘헬기 이송 특혜’, ‘의료체계 훼손’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스텍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이 당초 목표치를 크게 웃돌며 마무리됐다.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와 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한 포항 지역민의 간절한 염원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신설 서명운동’에 모두 30만5803명이 참여했다. 서명운동 시작 1주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고, 불과 보름만에 목표치 20만 명을 넘겼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 문제는 지역의료에 대한 시사점이 많다. 평소 지역의료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던 야당 대표의 지역의료에 대한 불신감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지역의료 불신과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최고의 연구 기반과 기술력을 갖춘 의과대학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각 지역별로 응급외상센터를 갖추는 등 의료 서비스 확대에 힘써 왔지만 아직 지역의 의료 수준을 못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야당 대표 스스로 웅변으로 보여주었다.

이런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지역의료 불균형을 바로잡는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항시처럼 의료 연구의 기본 인프라가 탄탄한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고, 지역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스마트병원을 설립해야 한다. 포항의 포스텍은 세계적인 명문 공대이고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최첨단 연구 기반시설을 두루 갖춰 의대가 설립되면 의사 과학자 배출의 최적지다. 포스텍은 이미 공학 지식을 갖춘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지난해 의과학대학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는 감염병과 난치병 관련 백신과 신약 개발, 스마트 의료장비 개발 등 미래 바이오 헬스 산업 기술 연구의 글로벌 기지가 될 것이다. 정부는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을 이끌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자 자역의료 불균형 해소의 본보기가 될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조속히 인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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