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임한순 경일대 교수·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해오름달, 1월에는 마음이 바쁘다. 서 있으면 뒤쳐질 것 같고 쫓기 듯 달려가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안개로 혼란스럽다. 1월, January의 어원 야누스(Janus)처럼 앞뒤를 번갈아 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달이다.

‘바쁘다 바빠.’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의 전령사, 흰토끼는 회중시계를 연신 보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바쁘다 바빠’를 외치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또 왜 가는지도 모른다. 그냥 분주히 뛰어 다닐 뿐이다.

기업인의 영어표기가 ‘비즈니스맨(Businessman)이다. 바쁜(Busy) 사람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기업인’이 더 적확한 표현이라 했다. 기(企)는 멈춰 서서(止) 조용히 바라보는 명상적인 관조다. 자신의 업(業)을 차분하게 통찰하는 것이 경영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알파벳으로 성공적인 삶을 찾는 방법이 있다. A부터 Z까지 26자에 각각 1~26점을 부과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운(LUCK)은 47점에 불과했다, 사랑(LOVE)는 조금 더 많아 54점이었고, 가장 중요할 것 같은 재력(MONEY)도 74점에 그쳤다. 그러면 100점 인생은 무엇일까.

태도(ATTITUDE)였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다. 자신을 조용히 관조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 ‘Life is an Attitude(삶은 태도)’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또 100점이 있다. 스트레스(STRESS)다. 모두가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활력소가 된다. 부담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멋진 인생의 필수 조건이라는 시사다. 전령사 흰토끼처럼 무턱 댄 분주함이 아니라 차분한 관조가 필요한 시간이다.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신석정 시 ‘들길에 서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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