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는 속담이 있다. 또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라는 말도 또 다른 말로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라는 말도 그뿐만 아니라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말 모두 한마디로 말에 이자가 붙는다는 말이다.

지구상에 생존하는 수많은 종류의 동물 중에 문자와 언어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동물로는 인간이 유일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는 동물은 지능이 다른 동물에 비해 높다. 그래서 좋은 점 못지않게 나쁜 점도 많다.

말만 해도 그렇다. 평소 같은 마을에 사는 갑동이와 순동이가 서로를 존경하며 한마디 말을 해도 조심스럽게 존칭어를 쓰며 지내는 사이였다. 그런 두 사람이 사소한 문제로 언쟁을 하다 어느 한쪽이 “야! 당신 이제 보니 형편없는 사람이구나?” 상대가 그 말을 듣고 이자를 붙여 “그래 너 내게 당신이라 했겠다. 그리고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그런 너야말로 정말 나쁜 놈, 개새끼 상놈이구나?”

‘그래 네가 내게 상놈이로고 너 죽고 싶어? 이 자식을” 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다. 당신이라는 말로 시작된 말에 이자가, 이자에 이자가 그래서 더 없는 이자가 붙어 주고받다 한쪽이 주먹으로 상대방 얼굴을 쳤다.

얼굴을 주먹으로 얻어맞은 사람이 발길질과 주먹이 그렇게 이자는 눈덩이처럼 커져 경찰이 출동해 그들을 잡아가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게 말에 붙는 이자다.

저리(低利)이자가 고리채로 바뀌었다. 말에 이자는 무제한으로 무섭게 붙는다. 그렇다고 통제도 받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원금까지 탕감해 주기도 한다.

서울 도심에 있는 한 지하철 입구에 쭈그리고 앉아 동냥을 한 늙은 거지가 두 손은 무릎 위에 모아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는 말이 아닌 오전에는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보다 많은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바라는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오후에는 ‘오늘도 행복하셨습니까? 행운을 빕니다’ 그 거지는 ‘한 푼 도와 주십사’가 아닌 그렇게 말로 인사를 한다.

그 사람 앞을 지나다. 뒤 돌아와 손 위에 천원 권 지폐나 동전을 건네고 가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것도 자주.

‘한 푼 도와주세요’ 그 말보다 ‘오늘도 당신의 행운을 빕니다’, ‘행복하세요’. 그 말 듣고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조금 이상한 사람이다.

‘복 받으세요. 행운을 빕니다’ 그 말 듣고 그 말 음미해 보지 않은 사람 많지 않을 것이다. 순간 도움을 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을 것이다. 그것이 말에 대한 이자다.

말에 대한 이자는 무한하다. 주고 싶은 사람 마음이다. 국가가 제한하지 않는다. 제한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좋은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좋은 사회는 말에 붙은 이자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모두가 다 함께 좋은 사회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언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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