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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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2004년 공공·금융 부문과 1000명 이상 사업체에 시범 실시 된 ‘토요 휴무제’를 두고 한 일부 워커홀릭 직장상사들의 우려였다. 2005년부터는 학교를 대상으로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휴일로 지정, 이른바 ‘놀토’가 시행됐다. 2011년까지 2·4주 격주로 휴일을 늘렸고, 2012년 들어서야 매주 토요일 휴무제가 보편화 됐다.

젊은 직장인들은 취미 생활과 동아리 활동 등으로 ‘놀토’의 여유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꼰대 층들은 집에서 맞는 토요일이 낯설어 갑자기 실업자가 된 기분이었다고도 했다. 무용담처럼 ‘월화수목금금금’을 자랑하던 산업화 세대들의 휴무 부적응이었다. 이렇게 주 5일제는 처음 도입 논의가 시작된 이후 10여 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정착됐다.

22일부터 포스코가 격주 4일제를 도입했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를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에서도 근무 형태를 바꾸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격주 주4일제 도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의 주 4일제 도입으로 국내 기업의 근로시간 단축이 확산할 전망이다. ‘놀토’를 거쳐 ‘놀금’의 ‘월화수목토일일’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취업자의 희망 근무시간이 주당 36.7시간이다. 하루 8시간 근무로 치면 주당 4.5일인 셈이다. 20대의 희망 근로시간은 주 35시간으로 30대 이상보다 더 짧았다. MZ세대 내에서도 구분된다. M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밀레니얼 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일이 삶에 스며들었을 뿐 전부가 아니라는 ‘워라인(Work life integration·일과 삶의 통합)’이 대세라고 한다. 이제 직장인들이 복지 수준이 높은 유럽연합 국가 노동자들처럼 일하면서 ‘잘 놀 궁리’를 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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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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