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권기자

최근 국내 5대 완성차업체들이 일제히 감산 또는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들은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은 "드디어 올것이 오는구나"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와 포항철강공단은 불가분의 관계다. 자동차의 주 원료가 철판이므로 자동차 위기는 바로 철강산업 침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대형 차종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주말 및 공휴일 특근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르노삼성차도 생산라인을 주 5일 근무에서 주 4일 생산체제로 바꿨다. 또 일부 라인의 경우 내년 1월1일까지 생산라인 조업을 전면 중단할 계획(실제 조업중단일수는 5일)이라고 밝혔다.

GM대우의 경우도 중형 및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생산을 맡고 있는 부평2공장 가동을 한달여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이같은 자동차업계의 발표로 포스코를 비롯한 일부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거나, 곧 들어갈 조짐이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당장 냉연강판 감산 계획은 없지만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제품 다변화나 수출지역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요 감소폭이 예상외로 커지고 자동차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중형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냉연강판은 1t 정도. 자동차 생산이 1대 줄어들 때마다 강판 수요도 1t씩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포스코 역시 자동차업들의 감산이 확대되면 생산라인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간 약 270만t의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동부제철은 최근 자동차용 냉연 강판 생산량을 연초 계획보다 10만t 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철강제품 수요처들의 감산과 조업중단 등 불황소식이 전해지자 포항철강업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포항철강공단내 A업체 대표는 "건설에 이어 자동차 산업 마저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국내외 철강 수요업계들의 감산은 곧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의 생산 감소로 이어져 향후 큰 파장을 가져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금 포항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전 폭풍전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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