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사회2부 차장)

최근 농협중앙회의 개혁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역 단위농협들이 직원들의 상여금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농협이 생산자단체로서 농민조합원과 함께 호흡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농협의 목적인 농업 생산력의 증진과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진정한 농민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농협을 정부의 감독하에 두는 것은 지역농협에 대한 심각한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여론에 따라 경영 자율화를 보장하게 되면서 경영 주체를 직접적 이해 당사자보다는 지역 유지나 명망가 중에서 선출되는 조합장이 모든 조합 경영을 책임지게 되면서부터 적지않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예천 지역의 경우 지난 몇년 사이 지역의 몇몇 회원 농협이 경영 부실 등을 이유로 농협 중앙회로부터 합병 권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일부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반대 등 진통 끝에 예천 농협으로 합병됐다. 또 경영부실로 합병권고를 받은 풍양농협은 아직까지 본점 위치 문제로 마찰을 빚으면서 지보농협과 합병조차 하지 못한 채 경영 부실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최근 풍양농협은 직원들의 상여금을 500%나 지급한데다 대부분의 지역 농협이 700% 가량의 직원 상여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역 농협의 합병 등으로 거대 농협으로 탄생한 예천 농협은 지난해 직원들에게 특별 상여금까지 포함해 800%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조합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대다수의 지역농협은 농민조합원들이 우수한 농·축산물을 생산해 판로개척과 출하조절및 선진화된 선별포장, 가공사업 등으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생산된 농·축산물을 수집해 도매시장에 운송해 주는 역할에 만족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로 인해 지역농협들은 본래의 조합 목적보다는 신용사업에 급급하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조합원의 협동적 영농 및 출하 개선사업에 사용하기 보다는 조합원에 대한 생색내기식의 환원사업만 시행한 뒤 조합장 및 임직원의 복리후생 증대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지역농협의 부조리가 근절되지 못하는 것은 조합 운영을 감시 감독하는 감사들 또한 교육훈련 부족 등으로 인한 비전문성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조합장과 직원들의 묵시적인 도움을 받고 선출된 감사들로서는 애초부터 내실있는 감사는 기대조차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형식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부실 감사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농협은 이같은 고질적인 병폐를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더 이상 농협 직원들은 의식 개혁에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된다. 농협 직원들 스스로가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합원들과 대의원들도 조합이 건전한 방향으로 운영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주인의식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농협이 농업구조와 농민조합원의 변화에 못 미치는 조합원 제도를 하루속히 정비하고 판매농협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개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농협의 주인인 농민들이 감시자의 입장에서 지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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