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
잔잔한 강물 위 허공에 못 박힌 듯
물총새 문득 날아와
정지 비행을 한다
팽팽한 일촉즉발의
숨 막히는
한 순간.
표적이 잡히자마자
온몸을 내리꽂아
홀연히 그 부리로 잡아채는 은비녀,
비린 살 마구 파닥이는
저 눈부신
화두(話頭)여!
<감상>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러니 늘 생존을 위한 긴장(stress)의 연속에 맴돌고 있을 뿐, 삶에 대한 고요하고 평온한 집중(concentration)이 부족하다. 집중보다 분산이 더 많다. 공중에 정지 비행하는 자세, 그리고 "온몸을 내리꽂아" 잡아 올리는 은비녀처럼 눈부신 삶의 일면(一面)! 벽면 장좌불와(長坐不臥)하는 선승의 모습이 시의 배경에 동심원을 그리고 있다. 여름 무더위에 시원한 샘물 한 그릇 마시는 듯 가슴이 탁 트인다. 조신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