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생활서 겪은 경험 토대 한국 현주소에 쓴소리…일류사회로 나아갈 길 제시

안영환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30여 년 근무하고 퇴직한 뒤 에세이스트로서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안영환씨(67·경북일보 편집위원. 한국수필가협회 공영이사)가 품격있는 사회를 위한 '일류의 조건'을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발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전쟁이란 말 대신 화평과 품격이 사회를 아우르는 세상으로 변하길"염원한다. 화평과 품격은 부흥을 일컴음이요, 쇠잔해지는 생명에 생기를 불어넣는 활력소라는 것이다.

사회구성원들이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붙잡고, 탐욕에서 절제를, 야만적 이기심에서 문명적 배려를, 그리고 좋은 생각과 좋은 습관을 길러 더불어 사는 규범사회, 윤리와 질서가 있는 사회로 바꿔나가자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일류의 조건안영환/ 지식노마드 출판

세상에는 망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기존의 육식동물을 닮은 자본주의 체질을 채식동물의 체질로 전환시켜 가지 못하는 한 21세기 내에 환경재앙과 경제재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저자는 예단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유럽생활에서 겪은 경험들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진정한 일류사회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그동안 자본주의가 '만인의 궁핍화'를 극복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극소수의 가진 자들이 대다수 갖지 못한 자들을 사냥감으로 삼아온 것 또한 부인될 수 없다. 부동산 투기광풍을 일으키는 자들, 최저임금마저 갈취코자 하는 기업가, 부품 제조업체의 납품가격을 쥐어짜는 대기업 구매자들, 그리고 거액을 탈세하는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자들이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현재 교보문고에서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기록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이 책은 " 우리가 운명적으로 서로 신세지며 살아간다는 점을 자각하면서 매사에 임하면 사회풍토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크게는 부모와 국가에 신세지고, 일상생활에서는 끊임없이 교류하는 사람들로부터 신세지며 살아간다. 기업가는 노동자에게 신세지고, 노동자는 기업가에게 신세진다. 국제무역에서 수출상은 수입상에게 신세지며, 수입상은 또한 수출상에게 신세지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서로 간 신세지는 걸 잊고 사는 사회는 살벌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필자는 "남에게서 받는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받는 은혜는 대리석에 새겨라"는 잠언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저자 안영환씨는 1997년 외환위기 전 '국경없는 무역전쟁의 도전과 기회'(책마을 刊)라는 저서에서 외환위기 가능성 예단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또 2007년 펴낸 유럽문화와 경제에 관한 'EU 리포트'는 한국간행물윤리위 68차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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