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이동욱 논설주간

지난해 12월 포항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포항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 비즈니스도시 포럼. 김성근 포스텍 총장이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김 총장은 지역사회와 포스텍의 역할에 대해 자신에 찬 어조로 강연해 박수를 받았다. 김 총장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텍을 ‘포씨 삼형제’라 명명하고, 자치단체와 기업, 대학이 힘을 합치면 한국전 당시 최후의 보루였던 포항이 지방 붕괴의 저지선이 될 것이란 희망을 전했다.

김 총장은 우리나라 경제지도를 보면 국내 5대 기업 중 삼성과 현대, LG, SK 등 4대 기업 본사가 서울에 있지만 유일하게 포스코만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다며 그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국내 5대 대학 중 이른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가 서울에 있고, 대기업 본사가 없는 대전에 카이스트가 있어서 지방에 대기업 본사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학이 함께 있는 곳은 포항이 유일하다고 했다.

김 총장은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포스텍이 지방 붕괴를 막는 최후의 저지선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포스텍은 학교법인과 경북도, 정부로부터 향후 10년간 모두 1조2000억 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김 총장은 “잠이 안 온다. 이 돈을 받고 망치면 나는 대역 죄인이 된다”며 미래를 위해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실패하면 영일만에 몸을 던지겠다던 ‘우향우(右向右)정신’과 닮았다.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이 처음 포항공대의 문을 열었을 때처럼 국제적 석학과 수도권의 학생들이 몰려오는 ‘한국의 MIT’로 김 총장이 만들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동네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라의 미래를 열 한 사람의 석학을 기르는 데는 대학은 물론 지역사회와 든든한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의 혁신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살리려는 김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동욱 논설주간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