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필수 의료 공백 등 의료 차별 해소를 위한 2차 건보 종합계획을 4일 발표했다. 행위별 수가제 대신 공공정책 수가제를 도입하는 등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인 조치만으로는 지역의료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 지역에 거점이 될 의대를 두고 지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가 의과대학 신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지역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 차원이 아니라 생명과학과 연계한 미래 산업적 측면까지 고려한 새로운 모형의 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서울의대 학장을 지낸 강대희 지역의료혁신센터장(예방의학)이 포스텍의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찬성하는 이유다. 강 센터장은 지난 2일 이강덕 포항시장과 만나 지역 의료 현안을 논하면서 포스텍 의대 설립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기존 의대 시스템으로는 의사과학자 양성과 지역 의료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공계 기반 인재 양성 체계를 수립해 지역 의료 문제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4일 지역 의료 격차 해소책을 내놨다. 특별법으로 지역 의료인프라와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지역 필수의료 인력과 인프라 확충, 역량 강화 지원 내용이 담겼다. 정부의 필수의사제 도입과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당의 지역의료 혁신안에는 연구중심의대 신설안이 빠져 있다. 단순한 지역의대 신설로는 의대 신설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

포스텍 의대는 기존 해부생리학적 연구기반만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지역의료 문제를 융합형 인재 양성으로 한 차원 높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공학과 과학 기반의 의사 과학자를 양성해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의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다 포스코가 장차 디지털 기반 헬스케어 스마트병원을 설립한다면 금상첨화다.

특히 경북과 전남 등 전통적인 거대 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의료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포스텍 의대 설립으로 남부권 거점 핵심의료 기관으로 자리 잡게 해서 지역소멸을 막고, 미래 산업을 키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