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길
경북 포항시 청하 출신인 김상국 세종대학교 명예교수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사색한 기록인 ‘Why Santiago, 잊혀진 나를 찾아가는 길’(김상국 도서출판 지식나무)을 출간했다.

이 책은 서문으로 시작해 제7장으로 구성됐지만, 마지막 7장 끝 부분은 에필로그(epilogue)로 꾸며져 있다.

책 내용은 저자가 한 달 동안 걸으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감동은 물론, 묵상하면서 생각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글을 완성한 것이다.

순례길을 걷는 한 달 동안에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시간 순서나 여정에 따라 소개한 것은 물론, 그날 그날의 명상을 통해 얻은 소재를 바탕으로 기록한 명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하는 교육 방식을 실천했다. 걸으며 가르치는 교육 방식을 ‘페리파토스’(Peripatetic)라고 불렀다. 그는 걷기를 통해 명상하고 사색(思索)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중에 알렉산더 대왕도 세계 정복을 나설 때도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이 바탕이 됐다고 한다. 봄이 오는 날 문득, 저자도 걷고 싶은 마음이 밀려왔다.

알렉산더 대왕처럼 미지의 세계 산티아고 800km 걷기로 마음먹고 프랑스 파리에서 바욘을 거쳐 일명 ‘프랑스 루트’라고 불리는 출발지 생장피에드포르(St. Jean Pied de Port)에 도착했다. 거대한 산맥과 긴 여정 앞에 내가 이 길을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내 가슴에 남아 있었지만, 아직도 미지의 여정 앞에 설레고 있었다.

마치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 정복을 앞둔 그의 마음과 동일시해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 개념은 두 가지 즉, 크로노스 시간과 카이로스 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크로노스 시간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시계를 통해 측정되는 정량적인 시간의 개념이다.

이것은 세상이 진행되고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말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으로, 예정된 일정과 일상적인 활동에 따라 움직이는 시간이다. 따라서 이 글은 정량적인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메모하고 또 한 순간에 느낀 카이로스의 시간도 포함하고 있다.

카이로스 시간은 순간적인 깨달음과 의미를 갖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는 순간적인 경험과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질적인 시간을 말한다. 카이로스 시간이란 단순한 양적인 측면의 시간이 아니라 무엇을 깨닫고 인생의 참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이것은 순례하는 순간에 느끼는 시간이다. 순간의 깨달음과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순례하는 동안에 카이로스 시간은 특별한 경험, 감동, 영감을 주는 순간들을 통해 순례자에게 기억에 남는 순간을 선물한다. 한순간에 감동했던 것도 글의 소주제로 삼았다.

지금까지 이 책에서 토해 놓은 상념들은 크로노스 시간에서 얻는 지혜와 생각을 바탕으로 이야기했지만, 카이로스의 시간도 포함돼 있다. 글의 공통된 주제 중심이 아니라 그날 그날 느끼고 생각하고 명상했던 메모 중심으로 그 마을을 지나거나 산길에서 명상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놓았다. 결국 이 책 내용은 기행문 중심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많은 책이 이미 기행문 형식으로 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모든 걷는 동안에 스스로 나를 찾기 위한 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을 읽고 산티아고 순례길의 도전에 도움이 필요한 분은 언제든지 연락하면 도움을 드리기로 약속했다.

저자 김상국 세종대학교 명예교수는 산과 들을 걷는 것을 좋아해 산티아고 800km 순례길을 세 번이나 도전했다. 이 책의 글은 첫 번째 도전에서 필자의 가슴에 품었던 여러 상념(想念)을 이야기했다.

저자는 미국 Columbia 대학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한 후 귀국해 세종대학에서 정년퇴임을 한 명예교수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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