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전주월드컵구장서 전북 상대로 ACL 16강 1차전

포항 스틸러스 축구단 박태하 감독과 주장 완델손이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펼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연합

김기동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은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K리그 데뷔전이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포항은 14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2023-202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FA컵 우승과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던 포항은 시즌 종료 이후 5년 간 팀을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이적한 데다 팀 축선수였던 제카·김승대·고영준·하창래·그랜트·심상민·박승욱(군입대)이 팀을 떠나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구단스태프 역시 최인석 사장이 임기 만료로 팀을 떠나고, 최종진 사장이 새로 부임하는 등 일부 뼈대만 남기고 완전히 새로운 시즌을 맞게 됐다.

그리고 ACL 16강전으로 시즌 개막을 알리게 됐다.

포항은 제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K리그2 충북청주에서 13골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친 조르지를 영입한 데 이어 J리그2 베갈타센다이에 임대보냈던 허영준을 불러왔다.

또 중앙수비수 그랜트를 대신해 호주출신 아스프로를 불러오는 한편 지난해 백업자원으로 활약했던 박찬용을 끌어 올렸다.

고영준의 빈 자리는 지난해 김천상무에서 돌아온 윤석주와 신예 강현제, 윤민호 등이 채워줄 전망이다.

측면 자원 역시 심상민이 지키던 왼쪽윙백 자리에 김천상무에서 돌아온 김륜성이 자리를 잡고, 또다른 왼쪽윙백 자리를 맡았던 완델손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윙어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윙백 박승욱이 맡았던 자리는 신광훈이 지키는 가운데 새로 영입한 어정원 등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포항 중원을 지배했던 오베르단과 김종우, 좌우 측면을 지켰던 백성동와 정재희 등이 포진하고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팀을 떠난 주축선수들의 공백을 채워주고 있지만 속을 파보면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박태하 감독이 지난 2007년 포항 코치를 맡기는 했지만 오랜 기간 K리그 현장에서 떠나 있다 감독에 데뷔하는 데다 ACL 16강전으로 인해 팀 전술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전방에서는 조르지가 K리그2에서 13골을 터뜨리면 맹활약을 펼쳤지만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과거 말컹(우한싼전)을 제외하고는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올라온 뒤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

특히 조르지는 지난해 13골을 넣는 동안 2도움 밖에 기록하지 않아 조직력을 앞세운 이타적 플레이를 중시하는 포항 스타일에 얼마나 적응했는지도 변수다.

허용준 역시 J리그2에서 복귀했지만 지난 2년 간 많은 자원이 바뀌었기 때문에 팀에 녹아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앙수비라인 역시 아스프로와 박찬용이 그랜트-하창래의 공백을 얼마나 메워줄 수 있을 지 아직은 지켜봐야한다.

이런 가운데 오베르단 김종우 백성동 정재희는 회복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ACL16강전에서는 보기가 어려울 듯 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전북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전 공격수 티아고를 비롯 수원삼성 권창훈·수원FC 이영재·대전 전병관·서울이랜드 이재익·경희대 박주영 등 즉시전력을 대거 영입하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포항과 마찬가지로 전술적 적응력을 키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13일 ACL 16강전 사전 인터뷰에 나선 박태하 감독은 “내일 경기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사실 기대가 조금 더 크다”며 “많은 선수가 나가기는 했지만 기존 선수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당장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우리 팀 만의 정신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좋은 기억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 선수들이 전북을 만나면 항상 자신 있다고 말한다. 전북에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승리의지를 내보였다.

실제 포항은 지난해 전북과의 5차례 맞대결에서 4승1무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었다.

주장 완델손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지만 준비한 걸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1차전 잘 치르고 홈에서도 승리를 쟁취하겠다”며 “지난 시즌 성적을 잊고 내일 경기만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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