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1981년 경북대학교 병원 염색체검사실에서 검사가 시행된 후 병원 내에서는 자연적으로 의학유전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질병이 연관된 과와 공동집담회 시간이나 구내식당에서의 환담 시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학문에 서로 논의하는 일이 동료 교수들 사이에 증가하였다. 그 당시 원인이 잘 밝혀져 있지 않았던 질병도 해외의학저널에는 유전질환일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던 시기로 서로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 계획이 세워졌다. 한번은 정신질환자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염색체검사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다. 이 질환과 관련이 되는 유전 연관성과 필자가 시작한 염색체검사와는 의학유전학의 검사에서 분야가 다른 부분으로 즉, 의학유전학에서 유전질환의 패턴은 단일 유전자(single gene)질환, 염색체(chromosome) 이상 질환 그리고 다인성(multifactorial) 유전의 세 가지로 나눠지는데 정신질환의 유전 양상은 다인성유전이 원인으로 지목되어 필자가 연구하는 염색체이상 질환과는 다른 분야에 해당 가능성이 있으므로 염색체 검사는 해당되지 않았다.

염색체검사는 염색체의 개수(number)와 각 염색체의 구조(structure) 이상 유무를 찾아내는 검사이다. 생명체의 기본은 세포이며 중심부에 핵이 존재하며 핵은 후손에게 물려줄 유전정보(DNA)가 있으며, 세포분열을 통해서 개체의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핵은DNA로 구성되어 세포분열기가 끝난 세포는 mRNA, tRNA를 거쳐 리보솜에서 그 세포가 배당을 받은 아미노산, 단백질을 합성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한다. 인간의 염색체수는 46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1번부터 22번까지의 상염색체 22쌍과 성염색체 (XX, XY) 2개로 다른 동물과 차이가 있다. 흔히들 하는 이야기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것처럼 인간에서도 우선순위는 같은 의문점을 갖는다. 창조론 보다 진화론이 우세한 현실에서도 아직 완전한 답을 구하지 못한 점들이 많이 있다. 현시점에서 남과 여로 구분이 되어 난자(23개 염색체)에 정자(23개 염색체)가 들어가 하나의 세포인 수정란(접합체; zygote) 즉, 인간(46개 염색체)으로 형성이 되면서 100회의 세포분열이 280일 동안 이뤄져서 세포 수는 무려1,267,650,600,228,229,401,496,703,205,376개로 구성된 신생아가 출생하게 된다. 시험관 내에서 인위적으로 림프구 증식을 일으킬 때의 세포주기(한 개의 세포가 두개의 세포로 나눠지는데 필요한 시간)는 24시간인 것을 감안한다면 태아에서는 2.8일로 보다 신중하게 세포분열이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체에서의 정상세포의 세포분열의 종류는 3가지 형태로 나눠서 설명하는 것이 정상인을 이해하기가 쉽다. 줄기세포(stem cell) 분열, 체세포(somatic) 분열 그리고 성세포(germ cell) 분열이다. 여기에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인 암세포 분열을 포함하면 4가지 형태로 각각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며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체세포분열을 기본으로 볼 때 근본적으로 하나의 세포에서 두개의 똑같은(?) 세포 나눠지지만 여기에서 똑 같다는 것은 46개의 염색체 수를 말하며 다른 점은 각 염색체의 말단 부위에 존재하는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는 세포분열을 거듭할수록 짧아져서, 다 없어지면 더 이상 세포분열의 기능은 사라지고 자연사멸(aptosis)이 일으키며 구성성분은 재활용된다. 2009년 노벨생리학상의 주제가 ‘텔로미어’였지만 아직도 세포내에서의 역할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그러면 세포분열 전의 모(mother) 세포와 후의 딸(daughter) 세포 사이의 차이는 기능이 더 세분화되는 과정(초, 중, 고, 대학교의 성숙과정처럼)이라고 생각되는데, 여기에 텔로미어의 말단부위가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이것은 필자의 견해로 정밀한 초미세 구조물이 역할이 없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확신에서 감히 언급할 수 있다.

수정이 된 후에 46개 염색체의 세포는 여러 차례 줄기세포 분열을 해서 기본적으로 각각 다른 장기를 구성하는 원조(stem) 세포를 만든다. 한 예로, 혈액 내 혈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생산을 위한 조혈줄기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HSC)는 임신 10~14일에 난황낭(3배엽 중 중배엽)에서 생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HSC는 혈액내 모든 혈구를 만들 수 있는 만능(pluripotent) HSC라고 이름 지워지며 줄기세포(stem cell) 분열을 한다. 줄기세포 분열은 체세포 분열과 같이 두 개의 세포로 나눠지는 것은 동일하나, 차이는 두 개로 나눠진 한 세포는 모 세포와 완전 동일하게 텔로미어의 단축이 없이 모 세포로 환원되고 다른 한 세포는 일반적인 체세포 분열과 동일하게 텔로미어가 짧아지면서 더 세분화된 기능을 획득한 딸 세포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됨으로 만능 HSC의 수는 나이가 들어도 변함이 없이 숫자를 유지해서 평생 조혈의 기본을 만들 수가 있게 된다. 세포분열에 필요한 요소는 세포 내 DNA의 양을 두 배로 늘리는데 필요한 영양소와 분화를 촉진시키는 효소가 필수적이다. 영양소는 탯줄을 통해서 어머니로부터 공급받는다. 효소는 단백질로써 각 세포내에서 기본업무에 의해서 만들어져 공급된다. 난자와 정자의 접합체가 세포분열을 하는 공간은 이들 세포를 감싸고 있는 막으로 포장된 공 같은 공간 내이며, 여러 분야로 나눠져 증식하고 있는 다른 세포군과는 아주 밀접하게 서로 협동하면서 증식을 한다. 효소가 작용하는 세 가지 기능이 있다. 즉, 자기 세포가 만들어서 자신의 세포분열에 활용하는 방법 (자가분비; autocrine), 옆 세포에서 만들어진 효소를 자기의 세포로 들여와서 활용하는 방법 (측분비; paracrine), 멀리 떨어진 세포에서 만들어진 효소를 자기 세포로 들여와서 활용하는 방법 (내분비; endocrine)이 있다. 인체 내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기능을 현대인은 십분 생활에 활용해서 보다 편하게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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