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3월 10일까지

회화, 다이얼로그(Dialogue); 절묘한 조화-포스터
대백프라자갤러리, 갤러리동원이 주관하는 ‘회화, 다이얼로그(Dialogue); 절묘한 조화’가 오는 2월 21일(수)부터 3월 10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갤러리동원 봉산점에서 이원화 동시전으로 마련행된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중진 서양화가 4인을 초대해 마련하는 이번 기획전에는 김광한, 김명숙, 장민숙, 황옥희의 최근 작품 60여 점이 선보인다.

현대미술은 다양한 표현양식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조형언어를 만들어 낸다. 구상·추상·설치·미디어 등으로 이어진 회화의 형태적 진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을 이어가고, 새로운 미술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창의적 시각과 미학적 사고에서 바라본 대상에 대한 해석은 차별화된 표현양식으로 이어지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갖게 된다.

김광한 향기가득 Oil on Canvas 80×80cm 2023
‘회화, 다이얼로그(Dialogue); 절묘한 조화’는 이처럼 자신만의 차별성으로 무장된 작가들의 변별력 있는 회화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짐으로써 보여주는 새로운 가능성이 될 것이다.

연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다이얼로그(Dialogue)’는 그리스어 ‘Dialogos’가 어원으로 연극이나 영화에서, 두 명 이상의 인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다이얼로그’는 이처럼 작가들과의 조형적 소통과 교류를 우선시하고 있다. 서로 다른 표현방식과 연령, 성별에서 벗어나 현대회화의 재현과 표현이 주는 감성적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회화가 갖는 형상의 해체와 평면성에서 비롯된 실험적 화면구성은 사색의 원천이 되고 극사실적 묘사와 함께 처리된 배경의 간결함은 의식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김명숙 인상 印象 impression Oil on Canvas 53.0×72.7cm 2024
4인의 초대작가 중 김광한의 조형요소는 절대적 가치와 의미를 정물화를 통해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모과를 소재로 지속되는 그의 작품은 서구적 조형요소와 동양의 미적개념이 함께 조합된 창의적인 조형성을 감각적으로 표출해 내고 있다. 2016년 개인전부터 시작했던 사색적 조형미가 부각된‘향기가득’시리즈는 절대적 여백이 주는 절제미의 가치를 미니멀적 관점에서 형상화 시켜 내고 있다. 동양화의 공간구성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오랜 역사와 전통사상의 계승을 통해 새로운 구상회화의 공간구성을 형상화 하려는 노력이 결국은 이러한 연작들로 종결되어지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 속 여백의 의미는 소극적 차원으로 남겨진 공백으로의 여백이 아닌, 작가의 정신세계와 의지가 포함된, 보다 적극적으로 의도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가 정신을 밑바탕으로 한 여백의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며, 여백의 특징을 현대적 조형요소로 재해석하고자 고뇌한 연구의 결과이다. 그리고 절대적 미의식을 확장을 의미한다.

여류작가 김명숙은 30여년 꽃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당초 풍경화에 매료되어 자연풍경에 매달렸으나 어느 날 꽃집을 들렀다가 “이곳저곳에 놓여있는 다양한 형태의 꽃묶음과 화분, 꽃다발, 꽃병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말한다.

그녀의 그림에 등장하는 꽃들은 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한 채 단순화함으로써 개략적인 형태만을 보여준다. 또한 명암대비나 채도 및 명도의 차이로 형태를 표현하기보다는 색채포름에 비중을 둔다. 그러기에 전체적인 이미지는 비교적 간결하게 보인다. 설령 다소 복잡하게 보이는 구성일지라도 명확한 색채대비 및 색채포름으로 인해 간명한 인상을 더 해준다. 물론 색채가 다양 하여 다소 혼란스럽게 보이는 것은 각 색채간의 톤의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인상’시리즈의 작품 10여점이 선보인다.

장민숙 flaneur 2024 - horizontal Oil on Canvas 80x80cm 대백프라자갤러리 (3)
2006년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을과 집 풍경의 연작을 시작으로 2009년부터는 ‘Flaneur(산책자)’이라는 주제로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민숙은 기존 작업패턴에서 진화된 색면 추상회화의 새로운 경향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작업들은 온화한 색감의 채도 낮은 색조가 주종을 이루었다면 2021년 작품들은 빨강, 파랑, 초록 등 원색 사이로 수많은 사각 형태들이 중첩되어 그려지고 있다. 일정한 크기의 사각패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 작품은 마치 우리의 규방문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전통 조각보를 연상케 하고 있다. 특정 색채가 주종을 이루는 작품은 통일된 색감에서 오는 깊이 감을 더 해준다면 다채로운 색채로 꾸며진 신작들은 발랄한 회화적 이미지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작가에게는 반복된 작업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색면에 대한 깊은 연구와 반복된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내면에는 ‘집’이라는 형태가 갖는 원초적 조형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사각이라는 틀에서 시작된 작가 장민숙의 조형은 그런 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넙 전시에는 ‘색면추상’시리즈의 새로운 작품들이 선보인다.

황옥희 . in my time, Acrylic on Canvas, 40×80cm, 2024
마지막으로 작가 황옥희는 2016년 대한민국 정수미술대전 최우수상(경상북도지사상)에 이어 2017년에는 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화단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여류작가이다. 20여 년간 전시경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모순적 영역을 뛰어넘기 위해 만학이라는 길을 걷게 됐고 그 과정에서 미술계의 제도적 문제와 갈등을 조금씩 이해해 나갔다. 소위 학연과 지연, 인연 등 서로 얽힌 관계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작업량과 대작 중심의 제작형태를 구축해야 한다는 보편적 진리를 체득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림은 어린 시절 이루지 못한 꿈이며 자기 삶 속에서 경험했던 수많은 기억의 풍경들이다. 스스로 구축한 사색의 공간에 반복적 형태와 색채를 구현해 냄으로써 본질적 가치를 탐구하려는 긴 여정의 출발이 된 셈이다. 중첩된 색의 조율과 깊고 풍부한 자연의 풍미를 더해주는 마티에르는 단순한 기법을 넘어 회화적 밀도감을 더해주는 그녀만의 조형적 특징이 된다.‘in my time’시리즈의 다양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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