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안동 부부한의원 원장
김봉현 안동 부부한의원 원장

요즘 진료를 하다 보면 밤에 잠을 설친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많다. 낮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해서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해 신체 밸런스가 깨어져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면증에 관한 한방진료는 체력이 떨어져서 오는 불면증과 신경성 불면증으로 나눌 수 있다. 체력이 저하되어서 발생하는 불면증은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력이 떨어지면 피로감이 심하고 잠이 많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는 반대로 몸이 과도하게 피로해져서 허열이 뜨게 되면 기운이 위로 치받치게 되어서 꿈이 많아지고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쉽게 발생하며 잠을 들기 어렵게 되어 불면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흔히 몸이 너무 피곤한데도 잠들기 어렵다는 것이 바로 이런 형태의 불면증이라 할 수 있다.

신경성불면증의 경우 신경을 많이 쓰거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잠이 오지 않는 경우에 해당된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거나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홧병이 발생한 경우에 불면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경우 잠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정신이 더욱 또렷해져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는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며칠 동안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환자분들도 많이 계신다.

사실 말이 불면증이지 며칠 동안 잠을 못 잔다는 것은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너무 고통스럽다.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불면증이 발병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은 마치 아프면 진통제를 먹듯이 쉽게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신경안정제는 당장은 효과가 빠를 수 있지만 장기복용하다가 약을 끊을 경우 금단증상이 나타나 오히려 역효과로 인해 더 힘겨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차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특히 효과가 좋은 것은 바로 대추차이다.

동의보감에는 대추를 大棗(대조)라 하여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며, 진액 부족을 낫게 하며 특히, 대추의 단맛이 나는 성분은 인체에 들어가서 진정, 진경작용을 나타내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대의학적으로는 대추에 있는 마그네슘성분은 세로토닌을 생성하여 숙면을 돕는 효과가 있으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세로토닌의 진정효과로 대추를 차로 수시로 복용하거나 생강과 함께 섭취하면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대추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과 베타카로틴 성분이 있으며 비타민 C, 비타민 B, 칼륨, 인 등의 다양한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대추는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서 장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소화를 도와준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커피를 끊고 대추차를 수시로 복용하면서 한방치료를 통해 신체적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에 균형이 맞춰진다면 우리 몸 안에 있는 인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되어 밤에 잠이 안 와서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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