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가 학위수여식에서 안내견 탱고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 탱고는 김경훈 씨의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석사과정을 함께한 공로가 인정됐다.

경북대가 시각장애인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

경북대는 23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안내견 탱고에게 명예졸업증을 수여한다고 21일 밝혔다.

탱고는 2년간 시각장애인인 김경훈 씨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늘 함께 동행한 공을 인정받았다.

학부 시절 안내견 없이 학교를 다닌 김 씨는 석사로 진학하면서 탱고와 한팀으로 생활했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지낼 계획이다. 탱고를 만나기 전 친구나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학교생활 해 왔으며 탱고와 함께하면서 단독보행이 가능하게 됐다.

이제 4살이 되는 탱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 양성 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출신이다.

김 씨는 탱고를 만난 후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탱고라는 이름은 안내견 학교에서 지어줬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시각장애인 주인공은 ‘스텝이 엉키면 그것이 바로 탱고’라고 말한다.

김 씨는 해당 대사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세상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결국 탱고의 이름까지 마음에 들었고 훈련도 무척 잘 돼 있었다고 느꼈다.

2년 동안 캠퍼스를 많이 다녀서 익숙했지만 안내견을 처음 보는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친절과 거리 상황 때문에 걱정이 없지 않았다.

탱고가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다면서 길거리에서 만날 때는 ‘눈으로만 인사하고 예뻐해 주길’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단독보행으로 조금 더 자유로워졌지만, 아이러니하게 탱고와 함께 갈 수 없는 곳도 많았다”며 “장애인복지법이 있지만 아직 출입에 대한 제한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김 씨는 일반대학원 석사 대표로 학위기를 받는다.

학위를 받은 소감으로 “장애학생들이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점’만 취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지원과 교수님, 친구들의 배려로 학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었다”며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신 많은 분들과 삼성, 안내견 탱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경훈 씨는 경북대 문헌정보학과를 지난 2022년 2월 졸업했으며 같은 해 3월 같은 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휴학 없이 2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졸업 논문 주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사용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의 연구개발지원으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과기부가 주최한 ‘2023 국민행복 정보기술(IT) 경진대회’ 예선에서 대구시장상과 본선에서 은상을 각각 수상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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