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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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손바닥을 올리고 눈을 감는다. 아닌 것 같다. 맞을 수도 있다. 병원에
는 안 갈 것이다.

어떤 것 같아? 사람들이 내 이마를 만지기 시작한다. 이봐요, 뭐라고 말 좀 해
봐요. 하나같이 눈을 감고 고개만 갸웃거리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눈을 감을 때. 나는 눈을 크게 뜬다. 우리들에게 무슨 일
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그냥 평범한 감기 같아. 비로소 네가 고개를 든다. 그런 것 같애. 한숨을 크게
쉬고, 나는 다음 사람에게 간다. 어떤 것 같아?

나는 겁이 나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을 것이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늘 혼자
있었다.

[감상] 최근에 어머니가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옆구리를 타고 아랫배로 통증이 번지고 있다. 애 낳는 것보다 더 아프다고 하시는데 자식으로서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애가 탄다. 어머니는 혹시나 중병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그래도 다행이라고 하신다. 의사 파업으로 큰 병원이 ‘난리통’이니까. 처방과 수술이 시급한 환자를 둔 가족의 마음은 애가 탈 것이다. 모쪼록 의협과 정부가 원만한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아픈 사람’도 결코 혼자 두면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같이 살자.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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