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개막 출사표…올시즌 목표 '6강 진출'
개막전 상대 울산 홍명보 감독엔 "자리 영원하지 않다" 견제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시즌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연합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이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포부를 밝혔다.

박 감독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어떤 각오로 나설 것인지 출사표를 던졌다.

박 감독은 먼저 시즌 개막을 앞둔 각오를 밝히는 자리에서 “우리는 아시다시피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운 좋게도 개막 전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통해 변화·준비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며 “축구 명가 포항의 자존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특히 박감독은 올 시즌 팀별 전력 평가 질문에서 최근 수년간 K리그1을 양분해 온 울산HD·전북현대·FC서울을 우승후보로 지목하면서 “포항은 6강 이내에 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겸손한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해 포항은 울산HD와 시즌 내내 선두추격전을 펼쳤으나 막판 부진으로 K리그1 우승을 내줬으나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양분했다.

그러나 포항은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주력공격자원인 제카와 고영준·김승대가 빠져나간 데다 중앙수비수 하창래와 그랜트, 측면 수비수 심상민까지 내주면서 사실상 리빌딩에 가까운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행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23-2024AFC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통해 박 감독이 부임한 후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경기 결과는 1무1패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어냈다.

무엇보다 새로 영입한 최전방 공격수 조르지가 2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폭넓은 활동범위와 위협적인 슈팅능력까지 갖췄음을 확인시켜 줬다.

호주 출신 중앙수비수 아스프로 역시 아직 제 기량을 다 보여주진 못했지만 한결 여유로운 모습과 깔끔한 수비플레이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또 측면수비수 어정원과 미드필더 윤석주 등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도 일단은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 J리그 임대에서 돌아온 허용준 역시 한층 노련해진 플레이를 선보이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며, 김천상무에서 돌아온 김륜성 역시 측면수비수임도 강력한 공격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측면공격자원인 백성동과 정재희, 미드필더 오베르단이 아직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포항은 전북과의 ACL16강전 2 경기에서 정재희와 백성동이 빠지면서 오른쪽 측면에서의 강한 공격력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중원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포항 특유의 빠른 역습 부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따라서 이들이 복귀한다면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 대표로 나온 한찬희는 “지난해 좋은 시즌을 보내면서 마무리를 했던 만큼 올해도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을 필드 안에 구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오는 3월 1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펼쳐지는 K리그1 공식개막전을 앞두고 홍명보 울산감독과 박태하 감독의 각오도 단단했다.

선수 시절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갑내기인 이들은 절친한 관계 만큼 재미는 조크로 치고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아시다시피 동해안 더비가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인데 박태하 감독이 ‘잔디가 안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해서 ‘잔디 걱정하고 있어?’라고 되받아쳤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이에 박태하 감독 역시 “‘홍명보 감독과는 포항에서 함께하던 시절 차 번호까지 알던 사이’라고 절친임을 과시하면서도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며 올 시즌 동해안더비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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