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대구은행장(57)이 DGB금융그룹 새 회장에 내정됐다. DGB금융지주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황 행장을 이사회에 추천해 다음 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 선임이 최종 확정된다. 황 행장은 그간 지주사에서 비서실장, 경영지원실장, 이사회 사무국장, 그룹미래기획총괄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회추위가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며 “우수한 경영 관리능력을 겸비했고,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회추위의 평가는 긍정 일색이지만 새 회장에 오르는 황 행장 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대구은행이 이름을 ‘iM뱅크(가칭)’로 바꾸고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면모를 일신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시중은행으로서의 첫 DGB금융그룹 회장의 책무 또한 막중하다.

시중은행 전환은 지난해 7월부터 사업계획, 재무계획 등을 준비했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1967년 국내 1호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대구은행이 설립 57년 만에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다. 대구은행이 전환에 성공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탄생하는 시중은행이 된다.

정부는 DGB금융그룹이 시중은행으로서 금융서비스 혁신을 바라고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이 과점 중인 은행권에 금리 경쟁이 촉진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 은행들도 경쟁 과정에서 경영 혁신,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영업 구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 소비자 금리 부담도 그만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DGB금융지주의 시중은행 전환이 기존 금융권의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이른바 ‘메기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DGB금융그룹의 시중은행 전환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우려도 크다. 대구은행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지역의 품을 떠나는 듯한 심정인 것이다. DGB금융그룹이 전국구 은행으로 변신하게 되면 지역 기업들의 대출 규모 축소는 물론 이전처럼 살가운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식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황 행장에게는 시중은행 전환 만큼 지역과 더욱 돈독한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책무가 부여됐다. 대구·경북 지역민이 DGB금융그룹 새 회장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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