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백 등 의료 차별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한편 의료 수가제를 손질해 의료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단체의 반발이 심각하다. 3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는 서울에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 같은 정부와 의사단체가 강대 강으로 치닫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마음도 여간 심란한 것이 아니다. 의사단체는 정부가 의사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사들의 협박이야말로 수천, 수만 배 더 심한 것이라 반박한다.

이 같은 지역의료와 필수 의료 공백 못지않게 시급한 것이 의사과학자 공백 문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 개발로 수십조 원의 이익을 창출한 글로벌 제약사들을 보면 의사 과학자 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정부는 차제에 단순한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 차원이 아니라 생명과학과 연계한 미래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 새로운 모형의 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달 27일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강력하게 건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포스코가 병원을 지으면 정부 예산 지원이 필요 없고, 포항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서울의대 학장을 지낸 강대희 지역의료혁신센터장(예방의학)도 적극 찬성했다. 강 센터장은 기존 의대 시스템으로는 의사과학자 양성과 지역 의료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공계 기반 인재 양성 체계를 수립해 지역 의료 문제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텍 의대는 기존 해부생리학적 연구기반만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지역의료 문제를 융합형 인재 양성으로 한 차원 높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이다. 공학과 과학 기반의 의사 과학자를 양성해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특화단지 육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의대다. 여기에다 포스코가 장차 디지털 기반 헬스케어 스마트병원을 설립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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