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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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 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감상] 만물이 깨어나는 3월이다. 달력을 보니 경칩(驚蟄)이 내일이고 보름쯤 지나면 춘분(春分)이다. 오늘은 “새 옷”, “새 가방”, “새 배지”를 단 학생들이 학교를 향해 반짝반짝 물결쳐 가는 날이다. 설렘과 두려움, 기대와 희망이 가득한 3월의 첫 월요일이다. ‘첫’과 ‘새’에 해당하는 직장인들, 학생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외로울, 쓸쓸할 겨를이 없다. 자, 시작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건투(健鬪)를 빈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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