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옛 선비들 발자취 따라 쉬엄쉬엄 걷기 좋은 '낭만 길'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수백 년간 도성과 영남을 이어준 문경새재(聞慶鳥嶺).

문경새재는 예부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는 영남대로의 관문으로 최 단거리인 만큼 높고 험하기로 유명했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조령산(鳥嶺山)을 넘는 이 고갯길은 과거를 보러 가는 영남 선비들이 꼭 지나가야 하는 곳이기에 일명 ‘장원급제길’로도 불렸다.

문경새재 코스는 새재 입구에 자리한 관광안내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코스는 관광안내소 주변에 있는 ‘옛길 박물관’과 ‘문경 생태 미로공원’을 가볍게 돌아본 후 ‘황톳길’을 걸어 제1 관문인 ‘주흘관(主屹關)’을 지나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과 제2 관문 ‘조곡관(鳥谷關)’, 제3 관문인 ‘조령관(鳥嶺關)’까지 이어진다. 소요 시간은 왕복 약 3시간 정도이며, 문경 생태 미로공원과 옛길 박물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을 모두 돌아보게 되면 4~5시간은 족히 걸린다. 2관문에서 3관문으로 가는 길에 오르막이 있어 힘이 들지만, 2관문까지는 거의 평탄한 산책길이다.

문경새재 전기차
△문경 생태 미로공원.

2020년 4월 개장한 ‘문경 생태 미로공원’은 문경새재 옛길 박물관 건너편 자연생태공원 부지 안에 조성되었다. 생태연못, 생태습지를 중심으로 도자기 미로, 연인의 미로, 돌 미로, 생태 미로 등 4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미로를 비롯해 유아 체험 숲 놀이터, 각종 동물 조형물과 항아리 계곡 등을 마련해 어른과 아이를 위한 다양한 볼거리들로 꾸며놓았다. 미로공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돌아왔던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의 미(美)를 간직한 아름다운 황톳길.

아름다운 원시림과 웰빙 황톳길을 고스란히 간직한 문경새재는 옛 정취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계곡과 바위가 어우러진 길을 맨발로 걸으며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저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문경새재가 아직 비포장으로 남아있게 된 것은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차량 통행과 도로포장을 금지했기 때문. 지금은 건강에 좋은 길로 남아 많은 이들이 맨발로 걷는 건강 황톳길이 되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인근에 세족장이 있어 발을 씻을 수 있다.

문경새재 제1관문.
△제1 관문 주흘관(主屹關).

옛길 박물관을 지나면‘ㄷ’자 모양을 한 제 1관문인 주흘관을 만나게 된다. 주흘산(1,108m)과 조령산(1,026m)이 좌청룡, 우백호처럼 감싸고 있어 천혜의 요새인 주흘관은 넓은 잔디밭을 중심으로 남쪽에서 오는 적을 막기 위해 좌우로 성벽이 둘러싸고 있다.

1관문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계곡 사이로 마치 조선시대로 순간이동을 한 듯 왕궁과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태조 왕건’을 비롯한 수많은 사극을 촬영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대한민국 사극 촬영의 성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조선시대 궁궐과 양반들이 살던 한옥마을, 양인들이 살던 초가집과 저잣거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드라마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극을 촬영한 ‘대한민국 사극 촬영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 당시에는 고려시대 배경이었으나 촬영이 끝난 후에 문경시에서 리모델링을 하면서 조선시대 배경으로 바뀌었고, 130여 동의 세트 건물이 지어졌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사극 촬영의 메카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문경새재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에도 유료로 개방해 영화나 드라마의 생생한 현장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김은희 작가의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를 촬영해 촬영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인기리에 방영한 ‘홍천기’, ‘연모’, ‘어사와 조이’, ‘꽃피면, 달 생각하고’, ‘옷소매 붉은 끝동’, ‘태종 이방원’, ‘고려 거란전쟁’ 등도 이곳에서 촬영해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문경새재 조곡폭포
◇제2 관문 조곡관(鳥谷關).

오픈세트장을 지나 좀 더 걸으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와 함께 커다란 성문이 길을 막아선다. 이곳이 바로 문경새재 제2 관문인 조곡관이다. 계곡의 풍치를 한 층 더하는 조곡관은 기암절벽과 송림이 우거져있어 철옹성과 같은 요새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는 조금씩 산세가 험해진다.

△제3 관문 조령관(鳥嶺關)

2관문인 조곡관에서 3.5㎞의 가파른 산길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제 3관문 조령관. 문경새재의 정상부이자 충북 괴산군과 도계를 이루는 성문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충청북도로 향하는 길이 수안보까지 뻗어있다. 이곳에는 1관문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잔디밭과 쉼터가 조성되어있어 여행자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성곽은 1관문과는 반대로 북쪽에서 오는 적을 막기 위해 북쪽으로 휘어져 있다.





◇ 여행 정보

△문경새재

운영시간 : 상시 개방

이용요금 : 무료(문경새재 도립공원주차장 유료)

주소 :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352-8(문경새재 도립공원 제1 주차장)

문의 : 054-571- 0709 (문경새재관리사무소)

△문경 생태 미로공원

이용시간 : 3월~10월: 09:00~18:00 / 11월~3월: 09:00~17:00 (월요일 휴무)

이용요금 :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주소 :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352-8(문경새재 도립공원 제1 주차장)

문의 :| 054-571-0709 (문경새재관리사무소)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이용시간 : 3월~10월: 09:00~18:00 / 11월~2월: 09:00~17:00 (명절 당일 휴무)

이용요금 :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주소 :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352-8(문경새재 도립공원 제1 주차장)

문의 : 054-571-4357 (매표소), 054-572-1150 (문경 관광진흥 공단)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