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로 동시대 미술 웅변"

배종헌.
박동준기념사업회는 박동준상이 지향하는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그리고 엄정한 논의 과정을 거쳤다. 미술심사는 추천위원 4명에 의한 8명의 추천작가를 선정해 지난 2월23일에 본 심사를 통해서 2024년 ‘박동준상’ 미술부문 수상 작가로 ‘배종헌’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동준상은 고 박동준 선생님의 문화예술에 대한 헌신과 소명을 기리기 위해 2020년에 시작된 수상제도다.

2021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3회차에 접어든 박동준상 미술부문은 매 해 4명의 추천위원이 각각 2명(팀)씩, 총 8명의 작가를 추천하고, 3명의 심사위원이 대면 회의 방식의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2024년 박동준상 미술부문에 추천된 작가들은 대부분 중견 이상의 경력을 가진, 중량감 있는 작가들이었고, 대체로 평면 장르의 작가들이 다수를 이뤘다.

심사는 대상 작가들이 충분한 인지도가 있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심사를 위해 면밀한 개별 자료 검토의 시간을 가진 후 상호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동준기념사업회 배종헌 도판.
활발한 토론을 통해 대상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혹여 누락되는 가능성은 없는지를 점검했으며, 자료 이외에 참고할 만한 정보 또한 교환할 수 있었다. 개별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개별적 평가 외에도 각 작가들이 지속적인 태도와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의 시점에도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지, 또한 본 수상이 향후 작가의 더 나은 활동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도 논의를 개진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본 심사위원단은 배종헌 작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배종헌 작가는 2000년대 초 주요 대안공간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진지한 태도와 충실한 창작 실천을 이어온 한국 미술계의 대표적 중견작가다.

자본과 시장이 막강한 위용을 갖는 동시대 미술생태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형식적 정형화와 거리를 두어 온 배종헌은 창작의 조건으로 주어진 시공간을 수용하고 투과하는 특별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첨예한 동시대 미술언어나 개념들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그것들을 미미하고 현실적인 일상들과 분리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일상적 삶의 조건에 내재하는 다양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치환시키는 것이 배종헌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평범하고 반복적인 현실의 미미한 면모들을 다양한 상황의 의미론적 직조의 결과들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현실이야말로 동시대 미술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자 주제임을 웅변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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