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선 정우택·이상민·정진석·조경태·주호영 등 거론
본인 총선 당선·여당 과반수·대통령 낙점 3개 관문 통과해야
대통령 이어 의전서열 2위…유권자 선택받기 위해 표밭으로

의사봉 두드리는 김진표 국회의장.연합

국민의힘 공천 후보 중 다선 의원들이 이번 총선을 통하여 명실상부한 국가 2인자인 차기 국회의장을 꿈꾸고 있다. 실제로 꿈꾸고 있기도 하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이번에 당선시켜주면 국회의장이 된다고 선거 출마 명분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들의 꿈은 본인의 당선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과반수 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 조건이다. 21대 국회는 국민의힘이 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병석(6선) 김진표(5선)의원이 의장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 사실상 낙점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3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이 선출하므로 통상 원내 과반수 당이 내정한다. 야당은 당 대표 또는 의원총회에서, 여당은 당수인 대통령이 정해왔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의 최다선인 5선은 국민의힘이 6명이다. 5선인 김영선 의원(경남)은 유일하게 컷오프(공천배제)되고 민주당에 있던 이상민 의원이 입당해 6선 고지를 바라보는 이는 다시 6인이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충북 청주상당)·이상민(대전 유성을)·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조경태(부산 사하을)·서병수(부산북구)·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면 6선 의원으로 22대 국회 최다선이 돼 관례대로 국회의장이 될 수 있는 최우선 후보들이다.

이들 의원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이들 중 당선이 거의 확실한 의원은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 의원이다. 나머지 5인은 지역구에서 살아 돌아와야 한다.

우선 당내에선 정우택 국회 부의장(충북 청주상당)·이상민(대전 유성을)·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의원이 6선이 되면 국회의장 후보로 1순위로 꼽힌다. 그중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5선 의원 중에 부의장이 된 정우택·정진석 의원이 의장 후보로 가장 앞선다. 다만 민주당에서 이적한 이상민 의원도 양당을 거쳤다는 점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양당을 모두 거친 의원은 친문(친문재인)당 민주당에 반발해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으로 이적해서 재선을 지낸 조경태 의원도 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두 의원도 의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장 출신의 서 의원이 민주당이 현역인 험지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조 의원은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에서 유일하게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으로 첫 국회의원이 된 경쟁력 있는 정치인 데다 지방대 출신으로 부산에서 사회활동을 한 토착지역민이란 점에서 상징성을 가진다. 다만, 서 의원과 조 의원 모두 당내 ‘비주류’라는 한계에서 운신의 폭이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도 당대표 경선에 나섰다가 ‘컷오프’ 탈락한 바 있다.

대구의 주 의원도 윤재옥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입증됐듯이 지역 25석이 든든한 후원군이고 당내 지역 안배 차원에서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외이지만 20대 국회부의장과 당대표 권한대행을 지낸 심재철 안양동안을 후보도 당선되면 6선의원으로 유력한 의장후보. 80년 '서울의봄' 때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80년대 학생운동의 우상이었다.

민주정이 고착된 ‘87년 체제’ 이후 국회의장은 2인자 이자 정치실세다. 그 이전에 국회의장은 의전 서열상 2인자로 갓만 높았지 국정원장보다 실권한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동안 경북대구권 출신은 대통령 5명에다 국회의장 여러 명을 배출 한 곳이다. 국회의장은 이효상·박준규(사상 유일하게 의장을 3선 했으나 임기 중에 물러나 2.5선) 채문식·이만섭(전임 의장이 물러나 1.5선) 김수한 씨다. 5명이나 했고 선수로는 8번을 역임했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당선된 6선 의원들 간에 국회의장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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