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철길따라 '청정 봉화' 비경에 흠뻑

분천산타마을 전경.
낙동강 세평 하늘길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백두대간협곡열차 운행구간으로 경관이 아름다워 매년 2만 명 이상이 즐기는 힐링 트레킹 코스다.

낙동강 세평 하늘길은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12.1㎞로 도보로 총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분천역에서 출발하는 4.3km의 분천비동구간(분천역~비동승강장), 낙동강 상류의 협곡 비경과 청정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2.2㎞의 체르마트구간(비동승강장∼양원역), 5.6㎞의 양원승부비경구간(양원역∼승부역)으로 나눠어 있다.

낙동강 세평 하늘길의 들머리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트레인)의 시발점인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이다. 여우천에서 흘러 내려오는 냇물이 갈라져 낙동강으로 흐른다고 해 ‘부내’, ‘분천’이라고 부르게 된 것에서 전해져 이름 붙은 분천은 한때 춘양목의 집산지였다.

관련 산업이 쇠퇴하고 간이역 통폐합이 추진되면서 위기에 몰렸던 분천역은 관광전용열차인 V트레인 운행으로 활기를 되찾았고 산타마을로 탈바꿈하며 기차 여행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부터는 체르마트길과 낙동강 비경길이 조성되면서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 세평하늘길.
△낙동강 세평 하늘길 12선경.

낙동강 세평 하늘길을 걷다 보면 12선경을 만나볼 수 있다. 봉화군에서는 낙동강 세평 하늘길 내 12선경에 이야기와 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입혀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먼저 용이 갓을 쓴 듯 우뚝 솟은 바위인 용관(龍冠)바위를 지나면 깊은 골짜기에 세월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암벽, 은병대(隱屛臺)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관란담(觀瀾潭)에는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이 바위를 휘감아 돌며 못에 고인다.

거북 형상을 한 바위인 구암(龜巖)에는 재밌는 설화가 담겨 있다. 거북은 달에 살고 있어 월섬이라 불렸는데 신선(神仙) 세계에서 유람하며 선녀들에게 장난치던 거북은 신선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설홍선녀를 꾀어 인간 세상으로 보낸다. 그 죄로 거북바위가 돼 세상에 남게 됐지만 달과 선계를 잊지 못하고 곤륜산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사랑에 빠진 설홍선녀가 연인의 손을 잡고 달빛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는 한 쌍의 아름다운 봉우리 연인봉(戀人峰)과 선약소(仙藥沼), 신선들이 살던 곤륜산이 보인다는 선계로 가는 문인 선문(仙門)이 골짜기에 우뚝 서 있다.

12선경 중 일곱번째 선경인 최초의 민자역사가 자리 잡은 오지마을 양원(兩院)을 지나 산수가 가는 길과 철길, 사람의 길이 만나는 곳인 암징대(暗澄臺)가 나온다.

강을 따라 내려오면 마음이 살찌는 마을 비동(肥洞)을 만날 수 있는데 비동은 낙동강의 절경이 철교와 만나 고즈넉하고 아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철길을 지나 달의 정원이라 이름 지은 월원(月園)이라는 연못에는 와탑산이 거울처럼 비친다. 분천역을 1.7미터 남겨두고는 가만히 누워 마음으로 유람하는 골짜기 와유곡(臥遊谷)이 나오며 분천역에 다다르면 신선들이 노닐던 별천지인 융화동천(融和洞天)이 마을을 품는다.

백두대간협곡열차.
△굽이굽이 V-트레인 타고 비경 감상.

지난해 여름 발생한 수해로 인해 현재 낙동강세평하늘길 전 구간이 폐쇄됐지만 절벽과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백두대간 협곡 사이를 달리는 기차 V트레인을 타고 낙동강세평하늘길을 즐길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관광열차인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이 운행을 재개하면서 목·금·토·일·월 하루 4회 운행하고 있다.

V-트레인은 백두대간 협곡을 짜릿하게 누빌 수 있도록 천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유리로 장식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는 관광열차다.

중부내륙의 가장 아름다운 구간인 영주, 봉화, 춘양, 분천, 양원, 승부, 철암 구간(27.7km)을 운행하며 백호무늬 외관디자인은 백두대간 호랑이의 기상을 표현하고, 실내는 천장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큰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숲속과 협곡의 청정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친환경 열차로 객실 내 화장실과 냉난방 시설이 없어 여름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이용한 선풍기를, 겨울에는 화목난로를 사용해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는 낭만이 있다.

철암 가는 방향 기준으로 분천역부터 석포역까지는 시속 30km로 천천히 이동해 태백준령의 비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고 승무원이 직접 주변 경관과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한다.

승부역과 양원역에서는 정차하는 10분 동안 주변 마을 주민들이 판매하는 간단한 먹거리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은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구간별, 혹은 왕복으로 예약할 수 있다.

2022-2023 한겨울 분천 산타마을 축제 모습.
△사계절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 분천산타마을.

2014년 12월 문을 연 분천 산타마을은 2016년 ‘한국관광의 별’(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5~2016년 ‘겨울 여행지 선호도 조사 2위’(한국지역진흥재단)에 오르는 등 겨울철 대표 관광명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을 본뜬 것으로 2014년 12월부터 매년 겨울과 여름 두 차례 운영된다.

분천 산타마을은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에 위치한 곳으로 백두대간이라는 자연 자원과 동심을 자극하는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접목해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산타 조형물들이 반기고 있으며 곳곳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진 포토존이 있어 예쁜 사진들을 남겨볼 수 있다.

특히 분천산타마을 내 산타우체국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산타옷과 모자가 마련돼 있어 산타로 변신해 사진을 찍어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에 받아볼 수 있는 엽서 쓰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박문산 기자
박문산 기자 parkms@kyongbuk.com

봉화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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